[마켓인] 하나증권 ‘아리랑본드’ 주관 두각…트랙레코드 효과 본격화
by박미경 기자
2023.08.07 16:52:29
하나증권, 아리랑본드 주관 총 6166억 규모…업계 1위
아리랑본드 발행…해외 IB와 꾸준한 소통업무 필요
“글로벌 IB와 꾸준한 네트워킹…내실 다져나갈 것”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하나증권이 ‘아리랑본드’ 발행 대표주관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꾸준한 네트워킹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국내 아리랑본드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아리랑본드와 김치본드로 나뉜다. 아리랑본드는 외국인(비거주자)이 한국에서 원화로 발행하는 채권이고, 김치본드는 원화 이외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아리랑본드는 총 1조62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하나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곳은 총 6166억원으로 업계 1위 수준이다. 같은 기간 발행 건수별로는 총 51건 중 21건에 대해 하나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지난달 27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네덜란드법인이 200억원 규모의 아리랑본드를 발행했다. 수요예측을 밟지 않고 사모 시장에서 투자자를 확보했다. 만기는 10년이며, 표면금리는 연 4.4%다. BOA가 지급 보증에 참여했으며, 1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붙었다.
메릴린치는 꾸준히 국내 채권시장을 통해 원화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1년물 200억원, 2020년 30년물 3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모두 하나증권이 발행 주관사를 맡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차로 인해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채권 발행이 가능하며, 차입 통화를 다변화하기 위해 발행이 이뤄졌다”면서 “특히 아리랑본드의 경우 만기일이 길기 때문에 장기채만 담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별도의 수요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IB들의 아리랑본드 발행을 위한 대표주관사 역할을 맡아왔다. 하나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이들과 수차례 호흡을 맞춰왔다.
세계 최대 IB인 미국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의 경우 2017년 최초로 아리랑본드를 발행할 때부터 대표주관사로 활약해왔다. 현재까지 발행한 아리랑본드 규모는 모두 사모채로, 총 2266억원에 달한다.
일본 최대 IB인 노무라그룹도 2017년부터 하나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삼았다. 노무라는 공모채로 1100억원, 사모채 1300억원을 발행했다. 통상 외국 발행사의 경우 아리랑본드 공모 발행 시 발행공시, 수시공시 의무 등의 부담이 있어 발행절차가 사모채보다 까다롭다.
하나증권은 지난 2015년 프랑스은행이 소시에떼제네랄이 원화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 처음으로 아리랑본드 대표주관 경험을 쌓았다. 아리랑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해외 IB와 꾸준한 소통업무가 필요하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주관 경험이 많다 보니 하나증권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IB들과 꾸준한 네트워킹으로 트랙레코드 쌓고 있다”며 “리그테이블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