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40곳 구조조정..여신 2천억 이상 6곳 포함(종합)
by이준기 기자
2013.07.10 16:30:03
금융권 신용공여액 4조5000억..추가 충당금 규모 6803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 등 40개 대기업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랐다.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2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이 6개사나 포함됐다. 골프장·리조트 7개사, 태양광업 2개사도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이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1802개사 중 584개를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40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 27개사, 퇴출 대상인 D등급이 13개사로 집계됐다. 올해 구조조정 대상기업은 지난해 36개사보다 4개사가 더 늘었다. 경기회복이 늦어지는데다 최근 실적이 나쁜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 세부평가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경기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사는 작년보다 3개사가 늘어난 20개사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이들 건설사는 모두 시행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 업종은 C등급 2개, D등급 1개, 철강·석유화학 기업이 C등급 1개·D등급 1개, 기타 기업이 15개씩이다. 골프장·리조트업종 기업 7곳과 태양광업체 2곳이 포함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엔 제외됐다.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된 40개사의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모두 4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3조7000억원, 보험사가 2100억원, 저축은행이 2300억원, 여전사가 70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약 6803억원으로 추산됐다. 은행권이 5331억원, 보험사가 591억원, 저축은행이 578억원 등의 순이다.
다만 금융권의 손실흡수 능력 등을 감안하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충당금 적립으로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0.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저축은행의 BIS 비율 예상 하락폭은 0.18%포인트다.
채권은행들은 C등급 기업에 대해선 워크아웃을 통한 조기 경영 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 퇴출 대상인 D등급의 경우 자금지원이 불가능한 만큼 자체 정성화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워크아웃 개시 전 은행의 채권회수 등 채권은행의 금융제한 조치가 생기지 않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만약 정상 평가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워크아웃을 중단할 경우 향후 검사를 통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선임국장은 “유동성 위기가 협력업체로 번지지 않도록 은행권에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B2B) 상환유예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를 통해 워크아웃 업체 및 협력업체의 애로사항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