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향닷컴 기자
2010.09.09 16:38:13
[경향닷컴 제공]정부가 4대강 사업과 연계한 수변 지역 개발을 위한 개발 설계안 공모를 실시해 1, 2등 당선작을 선정하고도 4대강 사업 비판을 문제삼아 뒤늦게 심사 결과를 뒤집은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지난해 11월20일 4대강 사업 연계 수변 지역 개발을 위해 ‘수변도시 비전 공모’를 실시해 1, 2등 당선작을 선정했지만 선정 작품이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심사결과를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건위는 ‘수변도시 비전 공모’ 출품작 58개에 대한 심사 결과, ‘구미-황색도시에서 녹색 수변도시로’를 1등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또 ‘나주-물들이다’와 ‘진주-실키 웨이브’를 2등으로 뽑았고, 3등 3개 작품, 입선 4개 작품 등 모두 10개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국건위는 수상자에 대한 시상을 미루다가 세 달 뒤인 지난 2월10일 재심사를 벌여 기존 심사결과를 무효화하고, 등수 구분없이 10개 작품을 공동당선작으로 결정했다.
김 의원은 “재심사 배경에 1, 2등 당선작에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근거자료로 국건위가 지난 1월25일 비전공모 심사결과 심의 회의결과를 국토해양부에 보낸 공문을 입수, 공개했다.
공문에는 “2등 당선작(‘나주-물들이다’)인 나주시 작품의 하구언 둑을 제거하는 제거하는 내용은 실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1등 선정작의 경우 같은 문제가 있고 보 설치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정부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다.
공문은 후속 대책으로 “1, 2등 선정작 선정을 취소하는 방안과 수상작 순위를 정하지 않고 공동수상작으로 하는 방안 중 위원장이 기획단과 협의해 정하도록 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국건위에서 보 건설이 불필요하다는 내용을 삭제하면 심사 결과를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1등 당선작 출품자가 거절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국건위가 연출한 황당·자작 코미디극의 배후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양 전 부시장은 2008년 12월 장관급인 국건위 위원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