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종구 기자
2004.08.11 16:54:33
[edaily 강종구기자] 채권시장이 전약후강의 장세를 보였다. 미국이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초반 조정분위기가 우세했으나 결국 매수세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한국은행의 이달 콜금리목표 결정을 하루 앞두고 적정 금리수준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그러나 결국은 수급호조라는 시장 내부조건이 금리방향을 결정지었다.
단기 자금시장은 조금 빡빡하지만 조만간 풀릴 것이란 낙관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다음주부터는 국채 10년물 입찰을 빼면 채권공급물량이 크지 않아 부담이 더욱 줄어든다는 예측도 시장의 강세 분위기에 한몫했다.
국고채3년물 4-1호 수익률은 이날 4.03~4.06%의 좁은 범위를 다니다 전날대비 보합인 4.04%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에는 조정심리가 작용하며 금리가 오르는 가 했으나 장중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국고채 5년물 4-4호 역시 장초반 4.25%까지 오르며 조정을 받는가 했으나 장중 4.22%까지 금리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마감호가는 4.23%로 전날보다 1bp 내렸다. 국고채10년 4-3호 역시 장 마감당시 호가가 4.48%를 기록해 전날보다 2bp 하락하는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장내시장에서는 전날에 이어 약 2조원 가량 매매되는 비교적 활발한 모습이 연출됐다. 지표채군인 국고채3년 4-1호가 5900억원 가량 거래됐고 국고채5년 4-4호는 그보다 많은 7000억원 이상 거래됐다. 10년물 4-3호는 거래부진이 여전해 고작 215억원어치의 손바뀜만 있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3년물의 경우 보합인 4.04%, 국고채5년물의 경우 전날에 비해 1bp 내린 4.23%를 기록했다. 국고채10년물은 2bp 떨어진 4.48%에 고시됐다.
통안채는 2년이 1bp 떨어진 4.04%, 1년이 보합인 3.95%였다. 회사채3년물은 AA-와 BBB-가 모두 제자리걸음을 해 각각 4.60%, 9.03%였다.
◇ 초반엔 조정.."그정도면 예의 갖춘 것"
장초반 채권시장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 미국이 25bp 금리를 인상한 것은 시장이 이미 예견한 것이었지만 앨런 그린스펀 연준(FRB) 의장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를 낙관했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재차 강조했다. 그바람에 월가에서도 "9월에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쏙 들어가고 말았다.
미국 주가는 "그린스펀 효과"로 크게 올랐지만 미국 채권값은 "그린스펀 충격"으로 크게 내렸다. 국내 금리 역시 수급호조를 감안해도 소폭이나마 오르는 조정분위기가 엿보였다.
그러나 갈데까지 가보자는 심리가 더 강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장개시와 함께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면서 "조정이구나" 하는 감이 들었으나 국채선물 하락폭이나 금리상승폭은 미미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이 금리를 끌어내리는 힘이 강한 것을 감안하면 초반 조정은 그린스펀에 대해 충분히 예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들어서는 금리가 오히려 소폭이나마 하락반전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지표금리는 보합이었지만 강세마인드가 판정승을 올린 하루였다.
◇ "팔자세가 없다" 그러나 더 갈지는 미지수
삼성선물 최완석 팀장은 "시장이 가장 믿는 구석은 채권매도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금리 하락추세가 끝나지 않았고 수급사정이 계속 좋아 팔면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당분간 금리는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콜금리때문에 단기금리가 막혀 있어 지표금리나 장기금리도 갈수록 절대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추가하락이 확실해 지기 위해서는 콜금리 인하가 있던가 아니면 콜금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털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유재호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절대 금리인하는 없다는 식의 강한 부정이 나오지 않는 한 중장기금리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달은 아니더라도 향후에는 콜금리 인하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숨어 있다. 유 연구원은 "3분기중 한은이 결국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더 이상은 금리하락은 과열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시티글로벌마켓(CGM)증권은 "콜금리 인하가 없다면 현재 금리수준은 과열"이라고 주장했다. 투신사 한 펀드매니저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게 되면 금리가 지금까지와는 반대방향으로 크게 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