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국정원 직원에 얽힌 6가지 의문점

by선상원 기자
2015.07.30 15:09:32

정청래 의원, 부인 실종신고·취소를 반복, 집 근처 경찰서 아닌 5km 떨어진 파출소에 신고
시신 위치 보고도 하루 만에 달라져… 용인 소방서가 아닌 경기도소방본부가 현장 지휘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의혹에 연루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 모 과장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점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임 과장 부인이 112에 신고한 후 취소와 재신고를 반복했는데, 민간인 신분인 부인이 112 신고가 취소되지 않을 것을 알고 확인전화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 25분-27분 임 과장 부인은 112에 남편 위치추적을 요청하는 신고 전화를 한 다음에 4분 뒤 실종 신고를 취소했다. 그리고 나서 5분 후에 신고가 철회되지 않았다며 다시 확인전화를 했고 11시 51분에 다시 112에 위치추적 요청을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11시 51분은 이미 임 과장이 탄 마티즈 차량을 발견한 후였다.

정 의원은 “119소방대 무전에 의하면, 11시 28분에 현장에서 주민들로부터 ‘마티즈 차량이 위로 올라갔다’는 현장 목격진술을 확보했다. 그 현장 목격진술지점부터 마티즈 차량이 있는 곳을 가면, 성인의 보통 걸음으로 2~3분 걸린다. 11시 30분에 마티즈 차량이 발견됐다”며 “이 일련의 신고를 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11시 30분쯤에 119소방대에 의해서 마티즈 차량이 발견됐다. 3분 후 무전으로 ‘거미줄을 치겠다’고 한다. 거미줄을 치겠다는 것은 무전으로 연락하지 않고 다른 통신수단,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겠다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무전 내용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무전을 하지 않고, 전화 통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11시 33분에 첫 번째 거미줄을 치겠다는 것이 나온다. 그리고 서너 번 더 거미줄을 친다. 너무나 이상하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 발견 위치에 대한 보고도 하루 사이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국회에 처음 보고할 때, 119소방대는 ‘시신이 마티즈 차량 뒷자리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하루 후에 ‘저희가 착각했다. 시신은 앞좌석에서 발견되었다’고 수정 보고 한다. 이유는 착각했다는 것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또 시신 발견 현장에 경기도 용인 소방서가 아닌 경기도소방본부가 출동해 지휘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정 의원은 “임 과장이 국정원 직원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지 않으면 40대 무직이다. 40대 무직의 남성이 부부싸움을 하고 행방이 불명된 것이다.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 용인 소방서도 아니고 경기도소방본부가 직접 출발한다. 그리고 현장을 장악한다. 너무나 이상하다”고 했다.

부인이 실종선고를 하기 위해 집 근처 경찰서가 아닌 5km 떨어진 용인 동백파출소까지 간 것도 의문투성이다. 정 의원은 “임 과장은 용인에 있는 경찰서 바로 옆에 산다. 실종신고, 위치를 추적해달라는 신고를 하려면 집 옆에 경찰서로 가면 된다. 그런데 5km 밖에 떨어진 동백파출소까지 갔다”며 “특히 장례를 치르고 다음날 곧바로 마티즈 차량을 폐차하고 폐차 다음날 사망 신고를 했다.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의아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경찰청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추후에 더 조사를 해서 보고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