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특혜논란의 핵..`원형지`

by박성호 기자
2010.01.13 16:33:13

일부 산단·단독택지에서 공급하던 방식
원형지 공급가..조성토지보다 2.5배 싸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세종시 투자기업에 대한 원형지 공급을 두고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에 땅을 싸게 줘 막대한 개발이익을 보장한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충남 공주·연기군에 위치한 세종시 전경



원형지는 말 그대로 개발·조성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땅을 의미한다.
 
또 원형지 개발이란 원형지 상태에서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을 동시에 수립해 공기를 단축하고 토지의 훼손을 최소화 하는 방식을 말한다.
 
세종시에서 원형지 공급은 처음이 아니다. 첫마을 사업이 원형지 공급 사례이다.
 
지난 2007년 개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을 통해 원형지 개발로 조성된 토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세종시 개발계획 변경으로 백지화될 운명에 처한 정부청사 공사현장.

기존 산업단지나 택지지구에서도 원형지가 공급됐다.
 
현행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제16조 2항에 따르면 `단독주택용지를 블록단위로 공급하는 경우에는 자연지형이 가능한 한 보존되도록 진입로 등 필수적인 기반시설만 조성하여 원형지 또는 부분 조성한 지형상태로 공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20가구 미만의 타운하우스를 짓는 용인 죽전·동백지구 등지에서 블록형 단독택지는 대부분 원형지 형태로 공급됐다.

국가나 지자체가 조성하는 산업단지에서도 원형지 공급이 가능하다. 현행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지법)`에 의하면 `기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유치하는 경우`에는 조성원가 이하에서 토지를 분양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원형지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 상태 그대로의 토지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조성작업을 거친다. 정부는 세종시의 경우 최소한의 조성 작업을 통해 원형지를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원형지로 공급할 경우 분양가는 3.3㎡당 36만~4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공이 매입한 부지의 평균가격이 3.3㎡당 약 22만~23만원이었으니 14만~18만원 가량은 일부 조성비와 기반시설비용, 이윤이 되는 셈이다.
 
▲세종시 개발계획 수정 전(왼쪽)과 수정 후(오른쪽)


반면 조성된 땅으로 공급할 경우 3.3㎡당 50만~100만원으로 공급가격이 뛴다. 기반시설설치비가 포함되고 금융비용, 절토나 성토로 인한 조성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단순비교를 할 경우에도 원형지와 조성토지의 공급가액은 최대 2.5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조성원가는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직접인건비, 이주대책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자료 :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이중 용지비의 비율이 가장 높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수도권의 경우 용지비의 비중이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고 대전·충남지역의 경우 용지비와 기타 항목이 대체로 50:50을 나타낸다.
 
문제는 원형지 공급의 경우 용지비와 일부 조성비(평당 38만원선)만 기업이 부담하고 나머지 조성원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성비와 기반시설 설치비, 이주대책비 등은 사업시행자인 LH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형지를 공급받는 기업으로서는 향후 토지조성 작업시 인건비와 관리비만 추가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반값 이하로 토지를 보유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형지로 공급된 첫마을 아파트 용지 가격도 3.3㎡당 89만원을 넘었다"며 "기업에게 3.3㎡당 40만원에 준다는 것은 특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