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심신미약' 전략 준비… 페미니스트 심리학 이론 동원
by장영락 기자
2019.08.16 09:34:39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범인인 고유정이 법정에서 심신미약에 따른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점을 공판 전략으로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한국일보는 고유정의 이같은 공판 준비 전략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유정 측 변호인은 고유정이 남편 가정폭력 등에 노출돼 심신 미약 상태였던 점을 범행 동기로 내세우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실제 고유정 측이 현재 남편을 가정폭력 혐의로 고소하고, 첫 심리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점도 고유정이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한국일보는 고유정 측이 남성 우위 사회에서 여성의 인질상태를 주장하는 심리학 이론 또한 변론에 포함시킬 것이라고도 전했다.
고유정은 현재 전 남편에게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2017년 11월 현 남편과 재혼한 이후에도 폭력에 노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고유정이 이같은 과정을 통해 일종의 심신미약 상태에 빠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변호인 측은 페미니스트 심리학의 사회적 스톡홀름 신드롬 개념도 변론에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 개념은 미국의 페미니스트 심리학자 디 그레이엄 신시내티 대학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그레이엄 교수의 주장은 1990년대 초 출간된 저서 ‘Loving to Survive‘가 올해 국내에 ‘여자는 인질이다’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면서 대중적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고유정 변호인은 12일 열린 첫 심리에서 고유정이 전 남편의 성적 학대에 노출돼 왔고, 범행 당일에도 강제 성관계를 요구하는 전 남편을 거부하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전 남편이 “변태적 관계를 요구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진흙탕 싸움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며 고유정 측을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