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4.07.16 14:13:47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피해 보상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와 피해자 유가족 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상 문제를 먼저 매듭짓고 싶어하지만 피해자 모임인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측은 재발방지 방안 마련을 선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1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네 번째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건설회관에 먼저 도착한 반올림의 황상기씨는 “지난 5월 15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 이후 큰 기대를 했지만 이후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답변이 없었다”며 “두루뭉술한 내용만 가져 나오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황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이다.
황씨는 “특히 환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발방지 방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함께 사과와 보상 문제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은 삼성전자가 구체적이고 성실하게 회의에 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여전히 보상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백수현 전무는 “협상에 참여 중인 8명에 대한 보상 문제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머지 분들의 보상 문제도 신속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백 전무는 “(보상과 관련해)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견이 있어도 노력하다보면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회의 때 제시한 보상위원회 구성 등의 방안에 대한 반올림 측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가족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보상 문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올림 측이 요구하고 있는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는 사고 예방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라며 “그동안 근로자 안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향후 협의 과정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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