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족집게 투자자 "美디폴트보다 부채규모가 블랙스완 될 것"

by염지현 기자
2013.10.14 14:50:24

부채 규모 한도 늘려도 결국은 빚
왜곡된 시스템 손질 필요해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이 맞닥뜨린 가장 큰 걱정은 부채 한도 조정이 아닌 이미 엄청나게 늘어난 빚이라고 월가의 ‘족집게’ 투자자가 경고했다.

헤지펀드 유니버사(Universa)의 마크 스피츠나젤(사진·42) 공동 투자책임자(CIO)는 13일(현지시간) “부채한도 상향 조정 실패가 블랙스완(Black Swan)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가 보도했다.

마크 스피츠나젤(사진=위키피디아)
검은 백조를 뜻하는 블랙스완은 거의 일어나기 어렵지만 한 번 터지면 경제와 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뜻한다. 유니버사의 또 다른 공동 CIO 나심 탈레브가 처음 사용한 후 널리 쓰이는 용어다.

CNN머니는 스피츠나젤이 2008년의 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견했다면서 당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40% 이상 빠진 상황에서 100% 넘는 투자 수익을 올린 족집게 투자자라고 강조했다.

스피츠나젤은 “부채 상한 조정과 관련한 기 싸움은 헛소동”이라고 비난한 후 “진짜 걱정은 미국의 채무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악관과 의회가 단기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면할지 모르지만 크게 불어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 채권은 갈수록 통제불능이 될 것이라며 ‘신용 붕괴’ 위기론마저 거론했다.

스피츠나젤은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약 4조 달러(약 4287조원)의 유동성을 풀었다며 “연준이 시장을 대대적으로 왜곡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양당이 끝내 타협하지 못해 디폴트로 이어지면 시장이 더는 지탱할 수 없는 채무 규모 자체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고 이는 투자자 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단기적인 부채 상한 조정은 오히려 더 나쁘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스템 자체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정부와 연준이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해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