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前 회장 "아베 죽음에 책임…헌금, '대리석 궁궐' 지을 때 쓰여"

by이용성 기자
2022.07.19 13:17:18

19일 곽정환 통일교 전 회장 기자회견
"헌금 나쁘게 운용…교회 책임 느껴야"
'아베 총격 사건'엔…"진심으로 사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테츠야(41)의 범행 동기가 ‘모친의 통일교 10억원 헌금’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본에서 걷은 헌금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대리석 궁궐’을 짓는 데 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정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사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선명 총재에 이어 ‘통일교 2인자’로 불리던 곽정환 통일교 전 세계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가정 연합은 무리하게 걷은 헌금을 한국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모인 헌금으로 가평군에 천문학적 자금이 들어가는 화려한 대리석 궁궐들을 짓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 전 회장은 “통일 운동(통일교 활동)을 장악한 현 교권 지도부들은 문 총재의 바람과 달리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연하다는 듯이 일본 가정연합으로부터의 헌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곽 전 회장은 “일본의 헌금이 통일교의 세계적 활동에 크게 뒷받침되고 기여한 것도 많다”면서도 “헌금 나쁘게 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헌금을 받은 교회는 전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일 운동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로서 이번 ‘아베 총격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저격범의 범행 동기가 헌금문제로 일본 가정연합에 대한 원한과 연관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이 책임을 통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아베 전 총리 저격 사건은 안타깝게도 통일운동이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며 “통일교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위 지도자로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아베 전 총리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곽 전 회장은 1958년 통일교에 입교해 통일교 초대 세계회장, 통일그룹 회장 등을 지내며 통일교 내 2인자로 입지를 다졌던 인물이다. 문 총재의 셋째 아들인 문현진씨의 장인인 곽 전 회장은 통일교 내부 지도자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통일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사제 총기로 피격한 야마가미 테츠야는 자신의 모친이 통일교에 약 10억원의 돈을 헌납해 가정이 파산한 것을 범행 동기로 밝혔다.

이후 통일교에 원한을 품은 야마가미는 애초 통일교 지도자를 살해하려고 했지만, 접근이 어려워 통일교와 관계가 있다고 여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