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7.01.09 11:25:39
트럼프發 美·中 갈등에 선제대응..中정부에 호의 표시
中금융시장 개방대비 현지법인 통제권 강화 측면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UBS가 중국 본토에서의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중국 본토에서 운영하고 있는 투자은행 지분을 49%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 투자은행이 중국에서 영업을 하려면 현지 기업들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과거에는 외국 투자은행이 가질 수 있는 지분이 최대 3분의 1이었지만 지난 2012년 49%로 상향 조정됐다. 현재 모건스탠리와 UBS는 중국 본토 조인트벤처 지분을 33%, 24.99%씩 보유하고 있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고 나면 모건스탠리는 수개월 이내로, UBS는 올해 안으로 각각 지분을 4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모건스탠리와 UBS가 지분을 확대겠다고 한 것은 중국 정부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조치에서 한 발 물러서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해 11월 미국과의 교역·투자에 대해 논의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본사가 위치한 월스트리트에서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정부가 이를 전면 백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무역불균형 등을 주장하며 연일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아울러 중국 본토에 계속 머무르겠다는 의도를 내비침으로써 향후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됐을 때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시장이 100% 개방돼 완전한 접근 권한을 얻는 것은 모든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오랜 꿈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현재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업무가 인수·합병(M&A) 자문 및 기업공개(IPO) 등으로 제한되고 있다. 이외에도 49% 지분 확보는 조인트 벤처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그동안 현지 기업들과의 의견 충돌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