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승인 반려…주택업계 "가격 통제 안돼" 반발

by정수영 기자
2016.07.25 13:52:18

△현대건설은 이달 초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디에이치 아너힐즈’ 아파트(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단지) 모델하우스를 개관했지만 분양보증 승인이 두 차례 반려되면서 일반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보증 승인을 반려해 주택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에 아파트 집단대출 계약자 소득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데 이은 추가 조치여서 정부가 분양시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HUG는 디에이치 아너힐즈 아파트에 대한 주택분양 보증을 심사한 결과 분양가가 너무 높아 승인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신청한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310만원으로, 3개월 전 분양한 인근 개포 주공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보다 14%나 높다는 판단에서다.

HUG에 따르면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3762만원으로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548만원 정도 더 비싸다. 또 6월 말 기준 서울 강남구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804만원으로, 현대건설이 신청한 분양가는 이 보다 13% 높다. HUG는 인근아파트 분양가 대비 10%를 초과하는 경우는 고분양가로 판단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고분양가가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경우 보증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개포 주공3단지 분양가를 합리적으로다시 책정해 재신청할 경우 보증서 발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아파트 품질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은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품질 측면이나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다른 단지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모든 아파트의 가격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도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 적용하기로 법까지 개정해 놓고선 정부가 분양보증을 통해 사실상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는 꼴”이라며 “인위적 가격 통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도금 대출 등 금융 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 승인을 거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자 소득까지 관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중도금대출 보증을 1인 2회로 제한하고, 9억원 초과 주택은 아예 보증을 안해주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 분양아파트 단지는 타격이 큰 상황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 리스크를 없애기 위한 선제적 규제는 반대로 민간기업이나 개인 수요자의 리스크로 전가될 수 있다”며 “지금은 계절적 비수기인 만큼 정부나 건설사 모두 시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