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개월 최고, 전망 상충..1209.2원(마감)

by최현석 기자
2003.02.11 17:29:35

-전날대비 상승폭 17원, 반년만에 최대..사흘간 32.5원 급등
-거래량 36억불, 연중최고..변동폭 3개월 최고

[edaily 최현석기자] 11일 달러/원 환율이 역외매수와 우리나라 신용등급전망 하향 여파로 전날보다 16.90원 급등한 1209.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나흘연속 오르며 마감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13일 1210원이후 2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전날대비 상승폭 16.90원은 지난해 7월26일 19.50원이후 6개월반만에 최대치다. 지난 6일 1176.70원이후 사흘간 상승폭은 32.50원을 기록했다. 이날 변동폭은 12.50원으로 지난해 10월31일 14.60원이후 3개월만에 최고수준이다. 거래량은 36억달러를 넘어 연중 최고수준을 기록하며 장중 치열했던 공방전을 반증했다. ◇11일 시황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9.70원 급등한 1202원으로 거래를 시작, 9시37분 1205.50원까지 레벨을 높인 뒤 차익매도로 10시5분 1203.10원으로 하락했고 10시18분 1204.70원 상승과 11시15분 1202.50원 하락 등 공방을 거듭한 뒤 1204원으로 상승하며 오전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무디스 여파와 엔약세로 오전마감가보다 3원 오른 1207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역외 등 달러매수 급증으로 1시45분 1211.30원까지 급상승한 뒤 1시55분 1208.5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매수증가로 차츰 고점을 높이며 3시24분 1214.50원까지 올랐으나, 기업매물과 차익매도 등으로 4시26분 1209원으로 떨어졌고 결국 1209.2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무디스, 역외 매수세에 위력 부가..2개월 최고 환율은 전날 달러/엔과 역외환율 급등을 반영하며 개장해 올들어 첫 1200원대를 기록한 뒤 무디스의 우리나라 등급전망 두단계 하향 소식으로 급상승하며 1214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210원대 위에서는 기업매물과 차익매도 등으로 추가상승이 제한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북한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가 등을 근거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Positiv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두 단계 하향조정했다. 그동안 환율상승세를 이끌어오던 역외세력은 이날 역시 공격적인 달러매수로 환율 급등의 주범이 됐다. 환율 급등으로 한동안 기업네고 외에는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는 세력이 보이지 않았고 일부 참가자들은 거래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일부 역외세력이 무디스의 우리나라 등급전망 조정을 미리 알고 투기성 매수에 나섰던 것 같다"며 "1210원대위에서는 매수호가가 띄엄띄엄 나오는 등 투기적 매수가 보였고 결국 매물로 조정받았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역송금 수요와 역외매수가 상당히 많았다"며 "은행들은 레벨 부담으로 매도한 뒤 다시 숏커버하는 패턴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동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던 한반도 리스크가 한꺼번에 반영됐다"며 "가두면 가둘수록 시장은 무서워진다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단기 과매수"vs"고점 멀었다" 환율이 사흘간 30원이상 급등한 점에 대해 과도한 매수세라는 주장과 그동안 1170원대에 갇혔던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당연히 전망도 레벨을 높인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측과 1220원대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환율 급등을 이끈 역외세력에 대해서도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감 고조에 따른 헤지성 매수와 달러과매도(숏) 커버라는 분석과 무디스 효과를 사전에 감지한 투기성 매수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 1200원대 유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역외세력의 매수 지속 여부와 차익매도 시점이 주목받고 있다. 달러/엔이 121.50엔대 매물벽을 뚫고 추가상승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역외매수가 펀더멘털 변화에 대한 분석보다는 단기 이벤트를 근거로 이뤄지는 것 같다"며 "1170원대에서 나타났던 매도심리는 없어졌으나 상승추세로 반전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역외세력이 차익매도에 나설 경우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분석. 외국계은행 딜러는 "아직 고점을 확인했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1218원 정도를 다음 목표로 한 상승세가 이뤄진 뒤 1195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는 불안한 장"이라고 말했다. ◇주요 지표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1.05~121.46엔 범위에서 등락했고 5시15분 현재 121.33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 수준까지 육박한 뒤 조정받았고 5시15분 현재 100엔당 996.40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0억원 주식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4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84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8350만달러가 거래됐다. 12일 기준환율은 1207.8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