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NYT까지…MBC 중계 뭇매 '계속'

by이세현 기자
2021.07.26 13:42:52

외신 "공격적인 고정 관념으로 국가를 묘사 실패" 비판 줄지어
MBC, 개막식 소개 이어 축구 중계서도 부적절 자막 사용
논란 줄지 않자 박성제 MBC 사장 26일 오후 대국민 사과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 소개를 부적절하게 해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MBC의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문구에 대한 논란이 줄지 않고 있다. (사진=MBC)
26일(한국시간) CNN 인터넷판은 ‘이탈리아엔 피자, 루마니아엔 드라큘라… 방송사 논란 불붙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MBC가)공격적인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를 묘사하는 데 크게 실패했다”라며 “한국 소개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참사의 나라라고 하면 좋겠냐”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올림픽 개막식 국가 퍼레이드는 각국 시청자들에게 외교 및 글로벌 인식을 키워주며, 미디어는 퍼레이드를 보여줄 때 퀴즈, 운동 선수 프로필 및 지정학적 의미 등으로 방송 시간을 채운다”며 “그러나 MBC는 (해당 국가들에)공격적이거나,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미지를 사용해 시청자들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008년에도 MBC가 동일한 실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징계를 받았다며 “당시 (아프리카) 수단을 내전이 긴 불안정한 국가로, 짐바브웨는 인플레이션이 살인적인 국가로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영국 가디언, 미국 ABC뉴스, 뉴질랜드 헤럴드, 호주 해럴드선, 캐나다 토론토선 등 주요 외신들은 MBC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MBC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쏟아냈다. (사진=CNN 홈페이지)
앞서 MBC는 지난 23일 저녁 생중계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참가국을 소개할 때 적절하지 못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를 소개할 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엘살바도르 선수단 소개에서는 비트코인을,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땐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도 했다. 또 이탈리아는 피자, 노르웨이는 연어 등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MBC는 논란이 커지자 방송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문과 영문으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후폭풍이 줄지 않자 26일 오후 3시 박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일으킨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밝혔다.

MBC가 축구 중계에서도 자막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뭇매를 맞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가운데 MBC는 지난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루마니아와의 2차전을 중계하면서 또 다시 실수를 했다. 루마니아 수비수 마리우스 마린이 전반전에 자책골을 넣었는데 이들은 중간광고 시간에 오른쪽 상단 자막으로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이를 접한 루마니아 축구협회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 공영방송 MBC가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