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트위치 부사장 “韓시청자 구독료 24% 인하…팬유입 크게 늘 것”

by노재웅 기자
2021.07.22 12:00:00

마이크 민튼 트위치 수익화 담당 부사장 인터뷰
각국 경제상황에 맞춘 지역별 구독료 정책 도입
구독료 부담 컸던 아시아·남미서 큰 효과 기대
한국은 티어1 구독료 6600→5000원으로 인하
단기수익 줄어들 스트리머 위해 인센티브 제공

마이크 민튼 트위치 수익화 담당 부사장. 트위치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페이커’ ‘풍월량’ ‘한동숙’ ‘따효니’ ‘도파’….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트위치 방송인) 인기 톱5의 이름이다. 10년 전 게임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해 이제는 세계 1등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됐지만, 여전히 게임을 모르는 이들에겐 생소한 트위치. 국내에서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보다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진다.

뿐만아니라 그동안 한국 트위치 시청자들은 미국보다 더 비싼 구독료를 지불내고 스트리머를 응원해왔다. 높은 가격의 구독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 시청자들의 호응은 당연히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다.

트위치도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더욱이 구독 가격 문제로 진입 장벽을 느끼고 있는 국가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권에 여럿인 것으로 파악됐고, 결국 10년 만에 지역별 구독료 조정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22일 마이크 민튼 트위치 수익화 담당 부사장은 이데일리와 단독인터뷰에서 “한국에 새로운 구독료를 도입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의 시청자들이 가격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응원하는 데 있어 제약을 경험한 것을 잘 알고 있다. 7월 마지막 주부터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동시에 구독료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고 밝혔다.

트위치에서 구독은 광고, 비트(아프리카TV의 별풍선 개념)와 함께 스트리머의 주요 수익원 중의 하나다. 구독료는 시청 보상 포인트 규모에 따라 티어1~3으로 나뉜다. 한국의 경우 기존 티어1 구독료는 6600원으로 미국 4.99달러(약 5740원+VAT 10%)보다 더 비쌌다.

하지만 트위치의 새로운 지역별 구독료 조정 정책을 통해 7월 마지막 주부터 티어1 6600원→5000원, 티어2 1만3200원→1만원, 티어3 3만3200원→2만5000원으로 24%가량 구독료가 인하될 예정이다.

민튼 부사장은 “스트리머들은 티어1 구독료가 비교적 높은 국가에서 커뮤니티를 확장하기가 어려웠다”며 “특히 아시아와 유럽 지역은 북미 대비 구독 활성자 수가 50% 정도 낮게 나타났다. 이번 정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응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타카와 아마존을 거쳐 2016년 트위치에 입사한 민튼 부사장은 2017년부터 커머스, 광고 제품 및 수익화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어왔다. 세계 각국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고심한 끝에 지역별 구독료 조정 정책을 기획했다. 핵심은 미국을 중심으로 비교한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에 맞게 구독료를 현실화하자는 것이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 인하폭이 각각 11%, 20%로 한국보다 작지만, 대만과 태국은 48%, 57%로 크게 잡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영상 플랫폼으로는 유튜브가 가장 유명하지만, 스트리밍에서는 트위치가 압도적 1위다. 스트리밍 분석업체 스트림엘리먼트의 올해 1분기 보고에 따르면 트위치의 실시간 방송 시청시간 점유율은 72.3%로 유튜브의 4배 수준이다.

특히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되면서 트위치의 가치는 더욱 커졌다. 구글도 트위치를 탐냈지만 반독점 문제로 인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먹방과 뷰티 등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송보다 게임 방송이 많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에겐 아직 트위치란 이름이 생소하다.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한국인 스트리머로는 최초로 100만 팔로어를 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앱애니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스트리밍 이용시간은 유튜브, 아프리카TV에 이어 트위치가 세 번째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비게임 콘텐츠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구독료 조정 정책 역시 트위치의 팬 영역을 확대하는 데 큰 기반이 될 것으로 트위치는 기대하고 있다.

민튼 부사장은 “한국은 다양한 인기 스트리머와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변화로 스트리머는 더 많은 구독자의 응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독료 조정 정책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반길 일이지만, 스트리머로서는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나오지 않을까.

민튼 부사장은 “앞서 시행한 모든 테스트에서 시청자를 늘릴 수 있는 수준으로 구독료를 낮췄을 때 스트리머 수익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실제로 5월에 먼저 도입한 멕시코와 터키의 경우 구독권 선물이 정책 시행 3개월 전과 비교해 5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초기 조정 단계에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스트리머가 단기 손실 없이 새로운 가격 모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수식 조정 인센티브 12개월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