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北관객 입가에 미소 봤다.. 다음 평양 공연도 오고파”

by이정현 기자
2018.04.02 11:57:12

신화 베이비복스 이어 16년 만에 K팝 공연
입가에 미소.. 큰 박수에 놀라
"남북 교류행사 계속 참여하고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평양공연공동취재단] “예상보다 박수 소리 컸어요.”

걸그룹 레드벨벳이 북한에서의 첫 공연을 마치고 소감을 남겼다. 이들은 1일 오후 6시 20분(평양시간·서울시간 오후 6시 50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출연한 후 취재진과 만나 “생각했던 것보다 박수를 크게 쳐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레드벨벳의 멤버인 아이린은 “숨이 차 하니까 웃으시면서 박수를 쳐줬고 관객들 얼굴도 너무 잘 보였다”고 무대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웬디는 “저희 공연 전, 선배들 공연에 호응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선배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관람 중이었는데 무대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레드벨벳은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에 오른 그룹 신화와 베이비복스에 이어 16년 만에 평양에서 공연한 아이돌그룹이다. 히트곡 ‘빨간맛’과 ‘배드보이’를 불렀다. 곡 선정은 레드벨벳 측이 직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멤버 조이는 드라마 촬영으로 불참해 네 명이 무대를 꾸몄다.



현장의 북한 관객은 이들의 무대가 끝난 후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K팝 콘서트같은 열광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16년 전만큼 경직된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전언이다. 레드벨벳에 따르면 ‘빨간맛’을 불렀을 때에는 관객도 신나했으며 ‘배드보이’는 익숙하지 않은 음악인 만큼 집중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웬디는 “반응이 없어도 우리 노래를 보여드리려고 하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고 돌이켰다. 슬기는 “다들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많이 교류를 해서 저희 노래도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레드벨벳은 무대 중간 팀 이름과 곡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아이린은 “노래 들려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고 이 무대를 계기로 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레드벨벳이 무슨 뜻이냐고 팀 이름의 뜻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레드벨벳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남북교류 행사에 불러주시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남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