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경 기자
2011.03.16 15:21:01
잇단 자연재해로 2006년 이후 안정화된 요율 5년만에 인상될 듯
국내 손보사 일반보험료도 인상..기업들 부담 커져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호주 홍수, 뉴질랜드 지진, 일본 대지진 등 올해들어 거듭되는 자연재해로 내년 재보험 요율이 인상돼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기업들의 보험료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수백억 달러 규모의 보험손해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재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이 많아지면서 내년에는 세계 재보험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보험료를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보험시장은 사고가 많이 발생해 보험료가 오르는 시기인 `하드마켓`과 사고 발생이 적어 재보험사들의 자금사정이 좋아지면서 보험료가 내려가는 `소프트마켓`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최근 재보험시장은 2005년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보험손해액 620억 달러)로 2006년 보험료가 20%가량 인상된 뒤 요율이 소폭 낮아지는 소프트마켓이 이어져왔다.
지난해 아이티·칠레 대지진과 유럽 일부를 강타한 겨울폭풍 `신시아`, 멕시코만 원유시추선 폭발 등 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요율이 인상되는 하드마켓이 전망됐지만 올 1월 갱신된 재보험 계약에서 보험료는 손해가 높았던 지역에 한해서만 인상됐을 뿐 전체적으로 인상되는 하드마켓은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발생한 호주 홍수, 뉴질랜드 지진, 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 피해로 내년부터 갱신되는 재보험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아이티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추정보험 손해액은 205억5000만 달러였던데 반해 올해는 호주 홍수 12억 달러, 뉴질랜드 지진 12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고 일본 대지진의 경우 정확한 피해규모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국 재난관리회사 '에어 월드와이드'는 350억 달러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 폭발 등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3개월동안 발생한 손해액이 지난해 발생한 자연재해 보험손해액 보다 훨씬 커지면서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재보험사들의 중론이다.
재보험료가 오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화재보험, 해상보험, 특종보험 등 일반보험의 보험료도 높아진다. 손보사들은 일반보험 계약을 받아서 위험분산을 위해 다시 재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일반보험은 재보험료를 토대로 조정된다.
재보험료가 상승하면 보험료를 올려 받는 재보험사의 실적은 좋아지지만 국내 손해보험사와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보험료가 인상되면 일반보험료도 올라가 손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 정석이지만 오히려 보험료가 오르면 계약을 포기하거나 가입금액을 줄이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영업에 불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