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03.03.11 16:50:19
증시침체로 신규직원 기피 뚜렷
[edaily 권소현기자] 주가가 3년째 하락하면서 미국 기업연금의 대표적인 형태인 401k형 기업연금 가입률이 7년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전했다.
벅컨설턴츠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500개사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업의 확정갹출연금제도인 401(k) 은퇴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는 73%로 7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가장 최근 조사를 실시했던 99년 가입률은 77%였다. 401k는 전통적인 기업연금인 확정지급형과는 달리 연금 갹출액은 미리 정해져 있지만 미래 연금지급액은 자산의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지며 운용손실로 인한 책임도 가입한 종업원들 몫이다.
401k의 인기 하락세는 프로핏쉐어링/401k위원회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99년 82%였던 401k 가입률은 지난해 78%로 떨어졌다. 프로핏쉐어링/401k위원회의 데이비드 레이는 "올해 2%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 취직한 신규 고용인력들의 401k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벅컨설턴츠는 고객사 일부는 신규 취업인력의 절반 가까이가 401k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규 취업인력의 401k 가입은 갈수록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401k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투자율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뱅가드그룹에 따르면 401k 가입자들의 저축률은 99년 7%에서 2001년 6%로 떨어졌다.
이처럼 401k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401k 제도 자체가 직원이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험을 떠 안는 제도기 때문이다. 주가하락으로 손실이 커지면서 가입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반등하기 전까지는 401k 참여율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401k 갹출금도 감소하고 있다. 기업 갹출금은 99년 총 연봉의 3.3%였으나 2001년 2.5%로 떨어졌다. 포드자동차의 경우 2001년 일시적으로 401k 연금 갹출을 중단했으며 아직 재개하지 않았다. 델파이 역시 같은 해에 연금 갹출을 중단했다가 지난 2월에 재개했다. 그러나 갹출금액은 달러당 70센트에서 30센트로 대폭 줄였다.
한편 현재 주가가 떨어질대로 떨어진만큼 401k에 가입해 이후 반등을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템플유니버시티의 잭 밴더헤이 비즈니시스쿨 교수는 "주식에 질린 근로자들이 401k에 사인하지 않는 것은 실수다"며 "특히 고용주가 401k에 갹출금을 내놓는 경우에는 더욱 실수다"고 말했다.
사실 새로운 고용인력들은 대체로 젊고 연봉이 낮기 때문에 401k에 가입토록 하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같은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젊은 근로자들은 현재와 같은 약세장에서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 향후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또 은퇴할 나이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타격을 만회할 기회가 없는 반면 젊은 인력들은 충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인력관리 컨설팅 업체인 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의 파트리시아 포우는 "지금이 401k에 투자할 적기다"며 "저가에 주식을 사고 시장이 반등했을때 차익을 얻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