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장례식날 담배 피우며 웃었다” 유족이 기억하는 그날
by송혜수 기자
2022.09.22 15:10:27
검찰, 전자발찌 부착 20년·보호관찰 5년 명령 요청
피해자 누나 “제발 엄히 다스려달라” 호소
보험설계사 “윤씨 사망 보험 만기일 앞당겼다”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검찰이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와 조현수(30)씨에게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 (사진=SNS,SBS ‘그것이 알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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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5차 공판에서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조씨를 향해 검찰은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과 보호관찰 5년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살인과 살인미수 정황이 발견됐는데도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피해자를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한 도구적 대상으로 여겼다”라며 “보험금 수령 목적으로 범행을 해 결국 피해자를 살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의 근거로 두 사람의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 결과 등을 제출했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12점 이상이면 높은 수준인데 이은해는 15점이 나왔고 조현수는 10점으로 평가됐다”라며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는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누나가 출석해 눈물로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족 대표로 재판부에 전할 말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누나 A씨는 “2019년 6월 30일 동생을 보내고 나서 지금까지도 이은해로부터 설명이나 사과를 듣지 못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왜 동생이 뛰어내려야만 했는지 빈곤하게 살아야 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라며 “동생을 보내고 (이은해를) 만난 건 구속 심사 때가 처음이다. 제발 엄히 다스려서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A씨는 검찰 측 증인 신문에서 생전 동생 윤씨의 결혼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았고 윤씨는 수영도 전혀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2018년 (신혼집인) 오피스텔에 방문했을 때 동생이 이은해와 함께 살고 있다는 흔적을 볼 수 없었다”라며 “옷방에 있는 옷 중 80~90%는 여자 옷이었고 동생의 짐은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윤씨는 전혀 (수영을) 하지 못했고 (사망 이후에) 스포츠센터에 등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대관령 계곡에 갔을 때도 물을 무서워하면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장례식 당일 이씨가 보인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면서 웃고 있었다는 이야기 등을 들었다”라며 “장례 기간 친구 2명과 같이 붙어 다니면서 저희와 어울리거나 슬픔을 나누려고 하는 모습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보험설계사 B씨는 윤씨의 사망 이후 이씨에게 가해 여부를 추궁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의 지인이었던 B씨는 2018년 8월 윤씨의 사망보험금 가입을 도왔다.
당시 B씨는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게 됐다”라며 “외국에 놀러가서 사망한 적이 있다고 해서 이상하게 여겼다”라고 말했다. 특히 B씨는 이들의 계약 4건 가운데 2건은 사망 보장만을 위한 계약이라고 했다. 또 만기일을 앞당겨 애초 60~70만원 가량의 보험료를 30만원으로 낮춘 사실도 증언했다.
이씨와 조씨의 결심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앞서 이씨는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씨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2월과 5월에는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 22층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