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CEO "이머징마켓, 98년 환란때완 다르다"

by이정훈 기자
2014.02.11 15:28:17

외환보유고 확충-환율 유연성-정책 등 차이점 지적
"늘어난 이머징 유입자금 일정부분 구조조정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현재 이머징마켓 상황은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는 훨씬 양호하다고 로이드 C.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진단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골드만삭스가 주최하는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 참석차 홍콩을 찾은 블랭크페인 CEO는 1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머징마켓 상황은 과거 1998년 외환위기 당시보다는 분명히 낫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점들이 당시와 다르다”고 전제한 뒤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더 늘어났고 환율 유연성도 높아졌고 정책 방향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지속되자 이머징마켓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일각에서는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블랭크페인 CEO는 “지난 몇년간 계속된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이머징마켓에는 훈풍이 불었지만 이제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긴 사이클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세 발짝 앞으로 간 뒤 겨우 한 발짝 물러나는 식”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지난 1998년 외환위기에도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당시 위기를 겪었던 국가들도 모두 지난 10~12년간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은 전세계적으로 아주 자유롭게 흘러 다니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으로 유난히 자금이 많이 유입됐고 이는 일정 부분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해서는 “현재 골드만삭스의 대(對)중국 투자는 신중한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 성장이 앞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에 있어서 엄청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