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전문] 안철수 "단일화 논의 부적절..도중에 그만둔 적 없다"(종합)

by김성곤 기자
2012.09.19 16:11:51

[이데일리 김성곤·김인경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와 관련, 현 시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 원장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고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대선에 패배해도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계속 살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이제 직업을 바꿨다. 그런데 도중에 그만뒀던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대선 승리와 완주 의지를 내비쳤다.

“본인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며 200자 원고지 21매 분량의 출마 선언문을 차분히 낭독한 안 원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 민주당 입당 및 신당 창당 ▲ 참여정부 평가 ▲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 ▲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전문가, 국민과 함께 이야기하며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정치경험이 없다고도 말했다. 정치경험이 없어 국정운영 수행능력 의구심 품는 분들이 있다. 원장님이 국정운영 능력 보여주려면 함께 하실 분이 필요할 것다. 언제 공개하고 또 어떤 분들인지 궁금하다.

▲정치경험이 없는 게 맞다. 그렇지만 과연 정치경험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많은 분의 저에 대한 열망들, 또 지금 현재 21세기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들, 정치개혁, 그리고 새로운 혁신, 혁신경제, 디지털 마인드와 수평적 리더십만이 우리가 처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제가 직접적 정치경험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분야 현장에서 IT 분야, 의학분야, 경영분야, 교육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들이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지 않으리라 판단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같이 할 분들은 이 자리에도 참석하셨고 앞으로 기회를 봐서 예를 갖춰 적절한 시기에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다.

-현실적인 질문 드린다 . 많은 고민 있었겠지만 더 현실적인 고민 앞으로 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를 위해 눈앞에 놓은 야권후보단일화 지적이 많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필요하다면 어떤 시기와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시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원칙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국민이 그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저는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경제분야 질문하겠다. 내년 유럽발 경제위기 우리나라에 영향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정운영 경험이 없는 안 원장이 위기관리 리더십을 가졌는지 궁금해 하신다. 위기 극복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가.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위기라든지 국내에서 풀리지 않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런데 그 문제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한 정부의 부처, 한 사람의 결정만 가지고 풀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풀릴 문제면 이미 현 정부에서 풀렸을 것이다. 지금 나와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복합적인 문제다. 예전 의사결정 구조라든지 정부 구조 보시면 한 사람이 결정하는 구조, 정부부처에서 자기만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분산된 구조를 가진다. 각각 열심히 하지만 총체적으로 풀리기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융합적 사고다. 융합적 사고라는 말은, 자기 전문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문제를 중심에 두고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전문가가 필요하고 어떤 방법론이 필요하고 어떤 정부부처 사람들이 필요한가 모으는 접근방법이 중요하다. 그런 접근방법을 할 때 필요한 것이 수평적 리더십, 디지털 마인드다. 세계 21세기에 디지털 마인드, 전체적 트렌드를 이해하는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고 여러 분야 전문가를 수평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조합할 수 있는 게 중요한데 제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그런 방면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9월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을 반대한다고 하셨다. 이게 아직 유효한 것인가. 또 단일화 논의가 현실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연말 대선까지 독자노선을 유지하는가. 아니면 환경, 조건 변화에 따라 단일 논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인가.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다시 말씀드리면 사회 문제와 여러 문제에 대해 정부 부처 및 전문가 입장에서 말했다.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국회가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도 보시면 먼저 국민이 나온 후 국회가 나오고 다음이 대통령이다. 중요한 순서대로다. 의미순서대로 보면 국민 민의 받들어 제대로 문제 해결하는 첨단에 국회가 있는 것이다. 국회 입법을 대통령은 실행할 따름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 해결 키를 쥐고 있는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제 더 한 정당,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만 산적해 있다. 이런 경우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작년 9월 이후 많은 고심을 했다. 저 나름 결론을 내린 것이 모든 대선 후보들이 강조하고 계시지만 정말 통합, 화합이 필요하다. 그게 대통령이 된 이후, 정권 잡은 이후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선거과정부터 정당하게 경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 제안 드린 이유는 한가지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자는 것이다. 그 시기는 제가 이제 두 후보께 제안을 드렸는데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하시면 만나겠다. 답을 기다리겠다.

- 대통령 되신 이후에 새로 함께하는 세력 모아 정당 창당할 생각인지, 지금 정당과 힘 합칠 생각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대선 패배하게 되더라도 이후에도 정치인으로서 삶을 계속 살 것인가.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정치 중요성은 제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문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제게 건 기대도 그 이유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 제가 말씀드렸던 두 가지 가장 중요한 원칙, 첫 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고 두 번째는 국민이 그에 대해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며 열심히 선거활동을 하면 그 과정 중에 양 정당 역시 제대로 된 개혁,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두 번째 질문에서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이제 직업을 바꿨다. 그런데 도중에 그만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도 마찬가지로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일단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결과와 관계없이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해 조금이라도 우리나라 긍정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최근 여야 정치권 핵심이슈가 경제민주화이다. 안 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을 보면 일부에서는 민주당 정책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의견이 있고 또 일부에서는 기업집단법 논의, 보편적 증세에서 의견이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경제민주화 관련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앞으로 행보에서 가장 주안점을 둘 정책 이슈는 무엇인가.



▲경제민주화가 짧은 문답 안에서 다 설명하긴 힘들겠지만 제가 아는 한 설명하겠다. 새누리당의 경제 민주화는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시장개혁이다. 그리고 민주당 쪽에서는 시장개혁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재벌 지배구조를 바꿔야 장기적 효과가 영속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는 기본적 원칙은 이렇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주의적인 접근은 세상을 바꿀 수없다는 것이 이게 제 기본적 입장이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 나간다. 그러니 어떤 부분은 민주당과 같은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 처방을 제가 말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경제민주화 논의를 보면서 제가 한 가지 의문을 느낀 것이 사실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자전거 바퀴 두 개와 같다고 생각한다. 한쪽에서 성장 내지 일자리가 창출되며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와 복지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사람들의 혁신적 창의성을 자유롭게 풀어 넣어 주면서 그것이 다시 혁신경제로 바뀌는 선순환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순환 경제 빼놓고 경제민주화를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 시간을 가져 더욱 구체적인 설명을 하겠다.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치권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 전제조건을 말했는데 구체적인 말을 해달라. 예를 들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어떤 변화를 보여야 한다거나 문재인이 어떤 변화를 보여야한다’ 식으로 말해달라. 그리고 국민 반응이 어떠할 때 단일화에 임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마지막으로 단일화에 부정적인 시각이라면 과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정치권이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했느냐는 제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은 지킬 것이다. ‘승리’라고 말했는데 그런 생각은 한 적 없다. 제 나름 옳은 일을 하고 선거과정에서 양당이 개혁과 혁신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될 것이다. 저도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노력하면 공과 과실은 주인인 국민이 가져가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공과 평가를 어떻게 하는가.

▲대한민국 모든 정부가 공과가 있다. 대한민국 모든 정부가 공은 계승하고 과는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는 일을 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공과 과는 중요한 것 하나씩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공이라고 하면, 위에서 아래로의 권위주의 타파다. 우리 사회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과라고 한다면 많은 분이 아마 동의하실 수 있을 것인데 재벌의 경제 집중, 빈부격차 심화. 그건 굉장히 큰 과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안 원장에 대한 의혹이 많이 제기돼 있다. 앞서 금태섭 변호사가 기자회견 열어 민간인 사찰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계속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 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말 네거티브, 악의적 흑색선전에 대해서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몇몇 루머가 있다. 그런 루머가 사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들에 대해 만약 그런 흠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자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에 만약 그런 의혹 제기한 분들 면 국민위해서 저는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청원하고 싶다.

그리고 민간인 사찰 부분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한다. 공권력의 남용을 하는 최악의 형태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국회 국정조사 통해서 발본색원하고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마선언 하고 정치를 하겠다 선언했는데 안랩 이사직, 서울대 교수직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지금 이 시간 부로 서울대 대학원장직, 그리고 안랩 이사회 의장직도 사임할 생각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추가로 덧붙여 말씀드리면 만약 대통령 된다면 제가 가진 나머지 안랩 지분, 절반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박 후보, 문 후보와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삼각 구도가 형성됐는데 각 후보에 대해 어떤 평가 가지고 계신가. 특히 박 후보의 경우, 최근 역사인식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당에 대해 입당에 대해 확실히 말을 안 했는데 신당 창당, 민주당 입당 가능성 둘 다 열려있는지 말해달라.

▲아마 각 후보의 대한 장단점은 여러분들이 굉장히 잘 써놓으셨다. 아마 그거 보시면 오히려 제 답변보다 더 도움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두 후보 양 쪽다 훌륭한 분이다. 경선 통해 국민선택 받은 좋은 분이라 생각한다. 박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 여러가지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 고뇌는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있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2월 19일까지 어떤 일정 가지고 임하실 것인가. 단일화에 대해 정확한 답 안 했다. 시점에 대한 마감시기를 따로 정해뒀는지,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둔 것이 있는가. 대통령 후보에 나서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했는데 결심을 끝내게 된 가장 큰 기점이나 계기가 무엇인가.

▲담당하시는 기자분들이 아마 많이 오셨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로 괴롭혀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제가 책을 내고 지난 두 달 동안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 이유가 첫 번째로는 양대 정당에서 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에서 제가 밖에서 그렇게 떠들썩한 공개 행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제가 만약 대통령직을 노리고 홍보 효과를 누리려 했다면 모든 일정 공개했을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두 번째로 농촌, 그리고 정말 실직자 가장분들을 찾을 때 수십 내지 수백 명의 기자들이 주위를 둘러싼 가운데에서 대화했다면 그분들 주눅이 들어 절대 말 못한다. 오랜 시간 이야기할 수도 없다. 고생하신 여러분께 굉장히 죄송하게도 비공개로 만나니 그분들이 정말 진솔한 자기이야기를 시간제한 없이 충분히 해줬다. 그런 것이 고민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앞으로 행보는 공개로 하겠다. 기자 여러분의 취재력을 믿는다. 어디에 있는지 이제 다 아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 단일화였다. 결국은 저는 제 두 가지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한을 못 박는 것도 아니고, 방법을 논의하기도 이르다. 정말 중요한 두 가지 원칙,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과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느냐. 그 문제만 가지고 판단하겠다. 그리고 진정한 변화, 새로운 시작 원하는 국민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다시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