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12.03.20 18:10:0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공룡 1위 사업자 생기면 중소 PP 다 죽는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액 상한선을 전체 시장의 최대 49%까지 늘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PP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소 PP들은 매출액 상한선이 완화되면 방송시장의 양극화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CJ 같은 대형 PP는 지상파 방송사 및 글로벌 미디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래주머니’를 덜 수 있는 정책이라며 반기고 있다.
해당 법안은 특정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종합편성채널, 지상파 계열 PP 등 방송 PP 시장에 속한 사업자들의 매출 상한선을 현행 33%에서 49%로 조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말 위원회에 개정안을 상정,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위원장이 바뀌면서 처리를 4월로 미뤄둔 상태다.
MPP인 A사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의 최대 수혜 업체는 CJ E&M”이라며 “1개 공룡 기업이 탄생하면 방송광고 시장을 독식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의 집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PP 시장 점유율에서 CJ E&M은 29.2%로 1위다.
중소 PP들은 매출 상한선이 33%에서 49%로 확대되면 CJ E&M(130960)의 시장 점유율도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 E&M의 경우 지난해 합병 이후 점유율이 타 채널 대비 급상승했다”면서 “49%로 상한선이 완화되면 묶음 판매를 통해 광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CJ E&M은 시장을 독식하려는 것이 아니며, 지상파 같은 거대 방송사와 맞서 싸우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차별적이었던 그간의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J E&M 관계자는 “그동안 출혈을 감수하며 직접 제작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슈퍼스타K`도 없었을 것”이라며 “법이 개정되면 콘텐츠 제작 투자에 숨통이 트이고 더 훌륭한 콘텐츠가 생산돼 시청자의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와 경쟁하는데 PP들만 33%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없는 핸디캡을 안고 사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규제가 완화돼야 전체 PP 시장이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