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불확실성에…美항공사들, 수익 기대치 하향 조정
by김윤지 기자
2025.03.12 10:42:44
美주요 항공사, 가이던스 하향 조정
경제 전망 불확실성 등 수요 둔화 경고
"정부 구조조정에 공무원 출장도 줄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최대 항공사들이 국내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1분기 매출 및 수익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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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 항공은 이날 1분기 매출 및 수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증권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매출 환경이 당초 예상 보다 약화됐다”면서 지난 1월 워싱턴DC 상공에서 발생한 미 군용 헬리콥터와의 충돌 사고, 3월 미국 레저 부문 수요 부진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또한 1분기 가용 좌석 마일당 매출(RASM)을 기존 7%에서 4%로 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거시 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예약 부진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델타항공이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에 이은 것이다. 델타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두 달 전에 내놨던 전망치(7~9%)보다 내려온 것이다. 1분기 주당순이익(EPS)도 앞서 제시한 0.7~1달러 보다 낮은 0.3~0.5달러 정도로 내다봤다. 델타항공은 “경제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 하락 영향으로 미국 국내 여행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사람들이 소비에 신중해지면서 여행을 미루고 있다”면서 “무역 및 관세 문제든, 거시경제 정책 변화든, 우리 모두가 목격하는 시장의 불안정성이든 무엇이 일어날지를 지켜보면서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스콧 커비 CEO도 같은 행사에서 국내 시장 수요 둔화를 언급하며 “향후 경제적으로 더 힘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사들은 국내 수요 감소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 이후 시작된 연방 정부 구조조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연방 정부 공무원 해고, 출장 감소 등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정부 축소 정책이 항공사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커비 CEO는 “공무원 출장 등 정부 관련 매출이 회사 전체 사업의 약 2%를 차지한다”면서 “(전체 사업의) 2~3%를 차지하는 컨설턴트와 계약직 근로자 등 다른 직종의 수요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과 캐나다 간 운항이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 전쟁으로 미국과 캐나다 양국 관계는 일촉즉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항공(-8.32%), 델타항공(-7.25%) 유나이티드항공(-2.01%)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는 8.34% 상승 마감했는데, 새로운 수익 창출의 읠환으로 위탁 수하물에 대한 요금 부과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우스웨스트는 그동안 무료 수하물 정책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