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금리로 인한 주택건설 위축, 올해 성장률 0.3%p 낮춰”
by조용석 기자
2023.05.02 12:00:00
‘금리 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고금리 영향 올해 주택건설 전년比 최소 5.6%↓”
주택시장 위축, 내년 성장률 0.4~0.5%p 낮춰
부동산 PF 정책대응은 시기상조…“구조조정 필요성”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고금리에 따른 주택경기 부진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p), 0.4~0.5%p 감소시킬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예상이 나왔다. 다만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미분양 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정책대응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황세진 전문위원이 2일 발간한 ‘금리 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리와 주택건설 간의 관계를 분석해 주택건설을 전망하는 동시에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작성됐다.
KDI는 주택건설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지만 성장기여도 측면에서의 변동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2011~2022년 주택건설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연평균 0.21%p 정도지만, 경제성장률 기여도 변동폭은 2배가 넘는 0.48%p로 추산했다.
또 금리인상으로 주택착공(면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향후 주택건설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른 지난해 주택건설 핵심 선행지표인 주택착공이 전년보다 25.9% 감소, 주택건설의 부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기준금리가 1%p 추가적으로 상승하면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4%p 정도 하락하고, 주택착공 증가율이 7%p 정도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택착공 증가율은 기준금리가 1%p 상승 시점에 전년대비 5.1%p 하락하고 4분기 뒤에는 7.4%p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주택건설은 5.6%(물가안정시) 또는 5.8%(고물가지속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주택착공이 감소폭이 다소 축소됨에도 이전시기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각각 8.2%(물가안정시) 또는 9.2%(고물가지속시) 감소할 것으로 봤다.
나아가 주택건설 위축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0.3%p 하락시키고, 내년에는 추가적으로 0.4~0.5%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주택시장이 침체되지 않았다면 2%대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KDI는 최근 부동산 PF 부실 사태 등에 아직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최근 주택경기 하락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의 과정의 일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경제전망실장은 “대출받고 부실이 생기고 이런 것은 경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이런 개별 기업이 부실해질 경우 그에 맞게 구조조정이 될 필요가 있다”며 “기업들이 대규모로 부실해지고 이것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는 금융시스템 위험이 발생할 경우는 정책적 안정 수단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경제 선순환을 위해서 구조조정은 이루어져야 된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맥락에서 미분양 아파트 공공 매입 필요치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다만 KDI는 주택공급이 수요 변화를 탄력적으로 반영토록 제반 여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문위원은 “ 주택착공 이전 단계에서 AI, 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활용하여 주택 공급까지의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의 갈등이 빈번해지면서 공사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데, 공사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