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년부터 쌀 원조국…아프리카 등 5개국에 5만톤 첫 지원

by김형욱 기자
2017.12.28 12:00:00

세계식량계획(WFP) 통해 구호용
처음으로 수여국서 공여국 지위로
내년부터 연 460억원 어치 지원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쌀 원조국 반열에 오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이내에 아프리카·중동 5개국에 총 5만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쌀을 유엔 산하 원조 전문 국제기구 세계식량계획(WFP)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식량 부족 국가에 이를 지원하는 다자 원조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국제협력 강화와 국내 쌀 수급 안정을 위해 국제 원조를 추진해 왔다. 또 이달 1일 식량원조협약(FAC) 가입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며 내년부터 연 460억원 규모의 쌀 현물 원조를 시작하게 됐다. FAC는 1967년 미국을 중심으로 총 14개국이 세계 식량안보 증진과 개도국에 대한 긴급 식량지원 등을 위해 맺은 협약이다.



한국은 이로써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첫 국가가 됐다. 한국은 1963년 WFP를 통해 첫 식량 원조를 받았었다. 농림부는 올 5월에도 한·중·일·아세안 지역 쌀 비축기구 애프터(AFTER)를 통해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쌀 750톤을 무상 지원했었다. 그러나 형태나 규모 면에서 내년 초 WFP를 통한 지원이 사실상 쌀 원조국으로서의 첫 행보다.

처음 원조하는 5만t은 정부관리 양곡 중 2016년에 생산한 식용 공급용 구곡이다. 한국은 장립종 국제기준가격에 본선인도조건(FOB)으로 WFP에 판매하게 된다. 농림부는 WFP가 이를 해당국에 긴급구호할 가능성을 고려해 포장재 제작과 국내 운송 업체 선정 등 사전 준비에 나섰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중동·아프리카 지역 국과의 국제협력에 매개가 된다는 점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국내 수급 상황 개선과 우리 쌀 해외 소비 저변 확대에도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