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3.09.24 18:03:40
1991년 팬택 창업…벤처·IT 성공사례로 남아
사세확장 따른 과도한 차입 및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 악화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샐러리맨의 신화’로 평가받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24일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등 다른 신화 속의 인물들과 달리 위기의 순간에 던진 승부수로 위기를 극복해 ‘승부사’, ‘오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영난과 스마트폰 판매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87년 무선호출기(삐삐) 제조업체 맥슨전자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으며 1991년 팬택을 창업해 삐삐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벤처와 정보기술(IT) 업종의 호황으로 사세를 확장한 박 부회장은 1997년에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 제조사업에도 진출했다.
박 부회장은 2001년 부채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웠으며, 2005년 ‘스카이’ 브랜드의 휴대전화를 만들던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와 함께 국내 3대 휴대폰 제조사로 우뚝 섰다.
하지만 환율급락과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과도한 차입 등이 박 부회장의 발목을 잡아 2006년 말에는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아픔을 겪었다.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 기간 중에도 보유지분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팬택 회생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7년 3분기부터 2012년 2분기까지 2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이후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메이커들에 밀리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분기(78억 원)보다 적자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박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목숨 걸고 최대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해 삼성전자(530억 원)와 채권단(1565억 원)으로부터 실제로 투자유치를 이끌어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