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자폭탄’ 선 못그은 洪·宋·禹… ‘민주당심’ 어디로

by이정현 기자
2021.04.30 13:45:09

與전당대회 D-2, 마지막 토론회서 ‘문자폭탄’ 일제 옹호
‘친문’ ‘변화’ ‘민생’ 메시지 달라도 ‘친문 당원 표심 구애’는 동일
판세 안갯속… 투표율 높으면 송영길, 낮으면 홍영표 유리 전망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를 선출하는 5·2전당대회를 이틀 남겨두고 홍영표·송영길·우원식(기호순) 후보가 당심에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며 세몰이에 나섰다. 30일 마지막으로 맞붙은 라디오 토론회에서 강성 친문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민심이 투영돼 있다” “강성 아닌 열성 지지자”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 등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눈에 띈다.

2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광주·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송영길·우원식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동반 출연해 강성 친문 지지층이 4·7재보궐선거 참패 후 쇄신론을 꺼낸 의원들에 문자폭탄으로 항의한 데에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욕설이 아니라면 자유로운 의견표출과 활발한 토론이 당내 건강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며 공통된 의견을 밝혔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당심과 민심이 괴리 되어 있다”며 자제를 요구한 것과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이다.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 후보는 강성 당원과 관련해 “당을 분열시키는 프레임”이라며 “당원이 400만명에 달하는데 그 안에 민심이 투영돼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인신 공격이나 욕설이 아니라면 당원의 의사 표현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당심과 민심 괴리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주류인 송 후보는 “강성 지지자라는 표현보다 열성 지지자로 표현해야 한다”며 역시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강성 지지층도)소중한 우리 당의 자원이며 이것을 소모적 논쟁이 아닌 개혁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문화는 바꿔야 한다”며 “상대방이 다르다고 정적을 제거하듯 하는 집단행위는 우리당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범친문인 우 후보는 “문자폭탄은 의견이기 때문에 의견을 받으면 되는 일”이라며 “욕설이나 지나친 비난은 안되며 그런 것들이 횡행하게 되면 당내 분열을 야기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도부가 수용하고 과도한 것은 조정해나가면서 방향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시 강성 친문에 힘을 실었다.

세 후보가 모두 강성 친문 지지층을 감싼 것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 ‘친문’ ‘변화’ ‘민생’이라는 다른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친문 당원 표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것에는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 민주당 전당대회 투표 반영 기준은 전국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지난 28~29일 실시됐으며,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는 강제 ARS 투표가 실시된다.

각 캠프는 막바지에 달한 선거전에서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세 후보간 판세가 안갯속인 가운데 투표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송 후보가, 투표율이 낮으면 친문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있는 홍 후보가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친문과 비주류 사이에 선 우 후보에 표가 몰릴 것이라 보기도 한다.

홍 후보는 전날 SNS에 원내대표 시절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한 것을 내세우며 “민심과 함께 승리한 패스트트랙, 다시 국민과 함께 홍영표가 해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송 후보는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를 거론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우 후보는 당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결정하지 못한 한 표를 달라, 혁신과 단결로 민주당을 살리고 민생 개혁으로 정권재창출,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한 한 표가 될 것”이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