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극단→버스로 퍼진 코로나…10명 중 2명 ‘깜깜이’(종합)

by김기덕 기자
2020.08.24 12:34:00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97명 늘어
구로구 보성운수 소속 버스기사 잇단 확진
밀접접촉 분류 안한 승객 추가 감염 우려
깜깜이 환자 22%…시 "역학조사관 82명 파견"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위해 서울시가 24일부터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다. 서울시민은 음식물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는 물론, 다중이 집합한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24일 오전 서울역(경의선전철)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외부로 나오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교회발(發) 감염에서 촉발된 서울 등 수도권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는 학교·학원, 패스트푸드, 극단, 방문판매업체, 버스 등 지역 사회 곳곳에 침투하며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20%를 넘어서면서 N차 감염의 연결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23일 0시 대비) 97명이 늘어난 2986명을 집계됐다. 지난 18일 이후 일주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두자릿수대로 줄었다. 다만 이는 휴일이었던 전날 검사 물량이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신규 확진자 97명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5명, 여의도 순복음교회 관련 4명, 광화문 집회 관련 6명, 극단 ‘산’ 관련 4명, 강남구 판매업소 골드트레인관련 1명, 타시도 확진자 접촉 8명, 기타 확진자 접촉 33명, 경로 확인 중 36명 등이다.

지난 8·15 광화문 집회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가 총 47명으로 늘었다. 시는 정부로부터 1만577명의 명단을 받아 분류 후 대상자 1823명을 포함, 가족 및 지인 등 총 5501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다만 대상자 중 검사 안내 통화가 되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한 사례도 23일 기준 1303건에 달한다. 이는 전날에 비해 오히려 5건이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 연결을 한 대상자 중에 코로나19 검사 의사 거부를 밝힌 분이 늘었다”며 “과거 이태원클럽발 집단 감염과 같이 익명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검사에 응하지 않고 결국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치료비용 전액 등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산’에서도 지난 19일 관계자 1명 최초 확진 후, 서울시 확진자는 22일까지 31명, 23일 4명이 추가 확진됐다. 관련 확진자는 총 35명. 이 중 서울 확진자는 26명이다. 극단 단원에 대한 검사는 모두 완료했지만, 현재 가족 및 지인으로 감염이 확산된 상황이다.



24일 구로구 시내버스 6512번과 5618번 차고지에서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전날 이 회사 버스기사 중 확진자가 나와 한동안 버스 운행을 중단했다.(연합뉴스 제공)


일반 시민의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버스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충격을 줬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민이자 버스기사인 A씨는 지난 21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23일에는 A씨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동료 기사 2명이 추가 확진됐다. 서울시는 관련 버스노선을 지연 운행하고 긴급 방약소독을 실시했다. 다만 해당 확진자가 운행한 버스 내 승객들의 추가 감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버스기사가 운전한 버스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을 때 승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악구 소재 영인MC빌딩에 있는 무한그룹이라는 방문판매업체에서도 인천시 서구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10~20일 해당 건물 방문자는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즉시 검사를 받을 것을 안내했다.

이처럼 지역 사회 곳곳에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잇따르며 ‘깜깜이 환자’ 발생 비율도 점차 커지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서울 지역에서 감염경로를 알수 없는 환자 비율은 22.3%다.

시는 N차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역학조사 지원반 82명을 각 자치구에 파견했다. 추후 100~150명을 교육해 각 자치구 상황에 따라 지원반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