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1호 보톡스 ‘메디톡신’ 운명의 날이 왔다

by류성 기자
2020.08.13 11:21:24

대전고법,14일까지 메디톡신 허가취소 효력정지 결정
메디톡신 허가취소 효력정지 판결시 메디톡신 부활
반면 허가취소 집행정지 기각시 메디톡신 사실상 퇴출
메디톡스, 매출 42% 메디톡신 살리기에 회사총력

[이데일리 류성 기자] 국산 1호 보톡스 제품인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의 생사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왔다. 대전고등법원은 빠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까지 식약처가 내린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여부를 가름하는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메디톡스의 운명을 결정할 보톡스 제품 ‘메디톡신’. 이데일리DB
이에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메디톡스가 신고하지 않고 변경한 원료를 사용한 책임을 물어 메디톡신의 허가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메디톡스는 곧바로 식약처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대전고등법원은 오는 14일까지 식약처의 메디톡신에 대한 허가취소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일시 정지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전고법은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일시 효력정지의 기간이 만료되는 내일까지 메디톡신의 생사를 구분하는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메디톡신을 제조하면서 허가받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고 허위로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출하승인을 받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메디톡신의 허가취소를 지난 6월 결정했다.

대전고법이 내일까지 식약처가 내린 메디톡신에 대한 허가취소가 타당하다며 메디톡스가 제기한 효력정지 소송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리게 되면 사실상 메디톡신은 시장에서 영구히 사라지게 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메디톡스(086900)가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메디톡신 허가취소에 대한 무효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1~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메디톡스가 이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장기간 판매가 중지된 메디톡신이 재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반면 대전고법이 메디톡신의 허가취소가 지나친 행정적 결정이라고 판단, 집행정지 판결을 내리면 메디톡신은 구사일생으로 부활할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메디톡스로서는 주력품목인 메디톡신을 지속적으로 판매할수 있어 매출 정상화는 물론 회사 신뢰도 회복할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신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취소 결정을 앞두고 성형외과 단체들이 식약처에 메디톡스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메디톡신을 사용해 보톡스 시술을 하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주축이 된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미용외과학회 등은 식약처가 행정조치를 내리기 전에 “메디톡신은 인체의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효능이 뛰어난 대표적인 보톡스 제품이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메디톡신을 살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변경된 원료를 식약처에 제대로 신고해 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한 것은 불찰이다”면서도 “메디톡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허가취소는 지나친 처벌이다”면서 하소연하고 있다.

식약처는 메디톡신의 허가취소는 당연한 행정절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식약처는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 원료를 사용한 것은 명백한 약사법 위반이다”면서 “이는 품목의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메디톡스는 식약처가 주력 품목인 메디톡신에 대해 허가취소 결정을 내린 이후 수출전선에서 빨간불이 켜지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태국, 브라질, 이란, 일본 등 33개 국가에 보톡스 제품을 수출하면서 지난해 매출의 70%를 넘게 거둬들일 정도로 수출에 집중하고 있어 타격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식약처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기구인 의약품 실사상호협력기구(PIC/S)에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사항을 통보한 게 메디톡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내용을 접수한 태국등 일부 회원 국가들이 메디톡신의 수입을 통제하고 나서고 있어서다. 의약품 실사상호협력기구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파급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