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롯데호텔, 노숙인 임대주택에 객실물품 지원

by박철근 기자
2017.07.06 11:15:00

소공동 신관 리노베이션 따른 교체 물품 1만2000여점 전체 기부
자활 노숙인 105가구에 침대·TV·냉장고·소파 등 그대로 옮겨 배치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서울시가 롯데호텔과 함께 자활 노숙인이 거주할 임대주택에 침대, TV, 냉장고 등 객실 물품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6일 “노숙인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지만 어려운 경제형편 때문에 세간살이를 마련하지 못한 입주민들에게 세간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원하는 세간은 롯데호텔이 소공동 신관 전면 리노베이션 공사로 교체하는 침대, TV, 냉장고, 탁자 등 객실 물품 22종·2300여개를 시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부 물품은 객실 353개와 티 라운지(살롱 드 떼), 클럽라운지에서 사용됐던 TV(430대), 소형냉장고(328대), 침대 3종(472개, 매트리스 포함), 테이블, 의자, 진열장, 소형소파 등 총 1만2048점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특급호텔에서 교체되는 침구나 의류 등 개별물품을 시설 등에 지원한 적은 있다”면서도 “주택 내부 세간을 호텔객실 물품 전체로 채워주는 것은 전국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급호텔에서 서비스 질 확보를 위해 객실용품을 교체할 때 TV, 냉장고 같이 매각해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기부했다”며 “반면 롯데호텔은 서울시와의 협약 취지를 살려 일체 매각 없이 교체물품 전체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단순한 물품지원에 그치지 않고 정규 포장이사 업체를 통해 배달은 물론 집 안에 배치하는 것까지 지원한다. 이사비용은 온라인 공유플랫폼을 통한 시민들의 사회적 모금을 통해 후원금 목표를 달성해 구세군 자선냄비본부에서 3000만원 전액을 지원키로 했다.

시는 롯데호텔에서 기증한 물품 가운데 이번 공공임대주택에 지원하고 남은 물품과 앞서 다른 호텔에서 후원받은 물품을 오는 9월 중 시 소재 전체 사회복지시설 약 5700개소의 신청을 받아 필요한 시설에 배포할 계획이다. 기증받은 물품 중 대형 콘솔, 탁자, 퀸 사이즈 침대, 소파 같이 공공임대주택 내부 배치가 어려운 물건들은 매각해 관련 사업비용으로 활용하고 남는 수익금은 노숙인 복지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용복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호텔 리노베이션으로 교체하는 객실 물품을 자활 노숙인의 세간으로 지원하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는 새로운 시도”라며 “이익을 포기하고 매각 대신 후원을 선택한 롯데호텔에 감사하다. 앞으로 이 사업을 더 발전 시켜 노숙인이나 쪽방 주민이 아닌 저소득층 대상 임대주택 입주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롯데호텔과 함께 롯데호텔 소공동 신관 리노베이션 공사로 교체하는 객실물품 일체를 노숙인들이 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에 지원키로 했다. 사진은 현재 노숙인들의 주거 현황. (사진=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