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횡령지시 공방..전 베넥스 대표 진술, 오락가락

by김현아 기자
2012.04.24 21:55:25

오후엔 "펀드자금 유용 지시있었다고 못들었다"
오전엔 "500억 만들어 회장님이 지시한 곳으로 500억 보내야 한다는 말 들었다"
26일 서 전대표 추가 심문 관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태원 SK(003600) 회장의 회삿돈 횡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범석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의 오락가락 법정 진술이 논란이다.

서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공판에서 “2008년 10월초 김준홍 베넥스 대표(구속)로부터 최태원 회장이 펀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서 전 대표는 또 “펀드 자금을 사용해 500억원을 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같은 진술은 이날 오전 진술과 상반되는 것이다. 서 전 대표는 앞서 "김준홍 전 대표에게서 최 회장님 일로 500억원을 만들어 회장님이 지시한 곳으로 500억원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날 오후 다르게 언급함으로써, 핵심 증인으로서의 신뢰성에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 전대표는 최 회장이 펀드를 만들라는 지시를 했거나 펀드 자금을 유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김준홍 대표에게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정황상 최 회장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는 입장일 수 있지만 오후 증언에선 검찰의 공소 내용을 뒤집고,  오전 진술에선 검찰의 공소내용을 뒷받침한 셈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 회장이 김 대표와 공모, 선물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펀드를 조성했다며 최 회장을 기소했다. 2008년 10월은 SK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펀드 투자를 개시한 시점이어서 이 펀드 조성 과정에서의 최 회장 역할과 횡령을 지시한 주체가 누군지는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다.

한편 서 전 대표는 김 대표와 함께 베넥스를 공동운영하면서 SK계열사로부터 펀드자금을 끌어들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서 전 대표를 주요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따라 26일 서 전대표에 대한 추가 심문때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