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글로컬 대학 선정에 대전·충남 국립대 '올킬' 위기

by박진환 기자
2024.08.12 15:10:41

충남대·한밭대, 통합 전제로 올해 글로컬 대학 예비지정
그간 통합 교명·캠퍼스 재배치·학과 통폐합 등 쟁점 협의
입장차커 최종협상 결렬…한밭대, 실행계획서 제출 철회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전과 충남에서 단 한 곳의 국립대도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통합을 추진해 온 충남대와 한밭대간 협의가 사실상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가운데 왼쪽)과 오용준 국립한밭대 총장(가운데 오른쪽)이 1월 31일 충남대 대학본부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 및 대학간 통합 추진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교육부, 충남대, 한밭대 등에 따르면 글로컬 대학은 고등교육 혁신 모델을 세울 비수도권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개 모델을 본지정한다. 충청권에서는 충남대-한밭대(통합)와 한남대(단독), 건양대(단독), 순천향대(단독), 대전보건대(광주, 대구보건대와 연합) 등이 예비지정을 받았다. 교육부는 예비지정 대학을 대상으로 대면 평가 등을 거쳐 이달 중 본지정 대학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전권 대학이 이 사업에 모두 탈락한 가운데 충남대와 한밭대는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대학 30 사업 재도전에 대학의 역량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양교가 통합과 관련한 최종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가운데 한밭대는 올해 글로컬 대학 본지정 실행계획서 제출 철회 요청 공문을 충남대에 보낸 데 이어 지난 5일 한국연구재단 대면 심사 참석자 명단 제출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충남대는 같은날 연구재단에 한밭대를 제외한 대전시와 함께 대면 심사 참석자 명단을 제출했다. 그간 양 대학은 여러차례 협상을 이어갔지만 통합 교명과 캠퍼스 재배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등의 부문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대는 교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캠퍼스 재배치와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은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반면 한밭대는 제3의 교명과 화학적 캠퍼스 재배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충남대 한 관계자는 “양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가 컸다”며 “남은 희망이라도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밭대 관계자도 “글로컬대학 30 사업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제출 마감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협의했지만 통합의 지향점에 대한 본질적인 간극이 있어 기획서 제출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결국 양 대학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통합이 불발되면서 대전·충남의 국립대 중 단 한곳도 글로컬대학 사업 본지정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상황이다. 지역의 교육계 인사들은 “교육부의 ‘1도 1국립대’ 기조에 따라 전국적으로 국립대간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대와 한밭대간 통합 불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대학의 재정 위기가 심각한 만큼 글로컬대학 등을 통한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전과 충남에서 단 한곳의 국립대도 선정되지 못한다면 지역사회에서의 타격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