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민근 안산시장 "인프라·정책·문화, 이민청 유치 최적"

by장영락 기자
2024.03.21 13:52:37

''이민청 유치 도전'' 안산 이민근 시장 인터뷰
"외국인 주민 1위, 외국인 정책 표준 마련한 도시"
"인프라, 정책, 다양한 문화 공존..청 유치에 최적"
정책 제안서 전달, 시민 토론회 등 유치 활동 전개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전국 유일 외국인 주민 행정 전담조직을 설치해 18년이나 운영해온 안산시가 이민청 유치에 나섰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외국인 정책의 표준을 안산이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유치 성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산시 제공.
안산은 산업 입지 특성으로 전국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22년 기준 거주 외국인이 10만1850명으로 전체 시 인구의 14.2%에 달한다.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이 시장은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보다 적은 지자체가 전국에 95개일 정도”라며 “안산시는 다문화 사회를 넘어 초다문화 사회(외국인이 거주민의 15% 이상)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외국인 거주 특성 때문에 안산은 외국인주민지원본부라는 전담 행정 조직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치해 운영했고, 그 결과 이민 관련 정책, 행정에서 다른 지자체들에 비해 앞선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 시장도 “안산시는 국내 최초로 외국인주민지원본부라는 행정조직을 설치해 다문화와 이민 관련 정책의 표준을 만들어 왔다”며 시가 그동안 외국인 관련 정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했다. 지자체 기구설치 시 외국인 인구도 포함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지난해 6월 개정령안 시행) 역시 안산시의 주도적인 정부 건의 끝에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시장은 “안산시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선도적인 외국인 정책과 행정 역량의 자부심을 나타낸다”며 ‘안산시의 길이 곧 대한민국의 길’이라는 시정 슬로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안산 원곡동 다문화 마을 특구
이 시장은 김포, 천안 등 경기 지역부터 부산까지 이민청 유치에 나선 다른 도시에 비해 안산이 가지는 이점 역시 이같은 선도적 정책 입안 사례에서 찾았다. 실제로 안산은 2005년 지자체 최초 외국인 전담기구 설치, 2009년 다문화마을 특구 지정, 같은해 외국인 인권 조례 제정, 2018년 외국인 아동 보육료 도입 등 외국인 관련 중요한 정책 입안 사례마다 이름을 알린 지자체다.

이 시장은 또 “60개 이상 활동 중인 활발한 외국인 주민 커뮤니티를 보유한 점도 이민청을 추진하는 안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축적된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 내에 외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는 점 역시 이민청 입지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이같은 안산의 환경적 이점을 “정교한 이민 정책의 설계를 위한 이민청 설립 취지를 고려했을 때, 인프라, 정책, 내·외국인 상호문화 공존이라는 환경을 모두 갖춘 도시는 안산이 유일하다고 자부한다”는 말로 정리했다.



안산시는 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유치 제안서 정부 전달부터 시작해 국회 관계자 면담, 대사관 방문 등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대사관, 필리핀 대사관 등으로부터는 이민청 유치 지지 의사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 시장은 시의회에서도 여야 모두 이민청 유치에 동의하고 있는 점 역시 힘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산시는 경기도와도 이민청 유치를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 ‘경기도 내 이민청 설치 촉구 및 공동 대응 안건’을 채택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을 앞두고 있다.

안산외국인주민지원본부
이 시장은 이처럼 풍부한 외국인 관련 정책 경험으로 청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청 신설 후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민청 운영의 주체가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유관 부처 가운데 어디가 되어야 할지를 두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시장은 ”여러 부처에 분산된 이민, 외국인 업무를 이민청이라는 한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첫 발걸음을 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민청 유치가 시에 가져올 긍정적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 유치는) 이민정책의 협력 파트너로서 안산시의 가능성을 여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경제자유구역 지정 시 외국교육기관 유치, 명품 국제학교 조성,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 내 국제타운 조성, 지역 대학 내 유학생 유치, 해외기업 유치 등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같은 계획 등을 근거로 안산 주민들에게 이민청 유치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최근 시민들한테서 이민청 유치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는 이 시장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를 차치하고라도 ‘73만 시민이 한 뜻, 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시민 설득을 위한 토론회 등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11월 300명의 시민 동행추진단을 모집해 이민청 유치를 위한 토론회를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유치 과정에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페스티발 형태의 역동적인 유치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