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쇼박스 투자 무산은 신주 가격 이견때문"…법적 공방일듯
by김현아 기자
2022.10.17 12:22:44
미국 투자회사 MCG와 쇼박스 1300억 투자 무산
누구에게 책임있나..서로 다른 입장
쇼박스, 대금 납입 안한 MCG책임..위약금 내라
MCG측 "신뢰 무시한 신주인수가 고집한 쇼박스가 문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국 투자회사인 MCG(Maum Capital Group)의 한국 투자 자회사인 MSI(Maum Studio Inc)의 오리온그룹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에 대한 1300억 원 규모 투자 무산을 두고 법적 공방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투자 무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쇼박스와 MSI가 서로 다른 입장이다.
투자 무산의 이유는 신주 가격에 대한 이견인데, 쇼박스와 MSI가 서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MSI는 MCG의 자회사로, MCG는 LS가 장손 구본웅 대표가 주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투자회사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 자산가들이 주주다.
MSI는 17일 이데일리에 이번 투자 무산에 대해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양질의 미국 투자자본의 국내유입 및 K-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해 보려던 MSI의 시도가 ㈜쇼박스와의 신주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좌초됐다”고 밝혔다.
이어 “쇼박스 측의 협상태도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미국 자본의 지속적 유입을 통해 K-콘텐츠의 위상 및 기업가치의 제고와 소액주주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지향하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쇼박스는 미국 투자사인 MCG가 정해진 기간(9월 30일)에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쇼박스 관계자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납입기일 내 증자대금 미납입 및 이행여부 확인 요구 미회신으로 인해 이사회결의를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더벨은 또, 대금 납입일(6월 30일)까지 MCG 측이 약속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미 증시 하락에 따른 대금 마련의 어려움때문일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쇼박스는 MCG의 2달 납입일 연장 요구까지 받아들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8월 31일 납입 마감일이 다가오자 MCG는 추가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쇼박스는 한 차례 더 마감일을 늦추는 대신 기간을 1달로 줄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예정일인 9월 30일이 다가오자, MCG측은 기존과 다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MCG측이 약속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상증자 규모 축소 등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CG의 자회사인 MSI측은 이데일리에 쇼박스 책임을 언급했다. 쇼박스에 공정위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된 뒤, 구체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계획 등 비전과 경영전략에 대하여 서면 질의를 했지만, 쇼박스는 답하지 않다가 계약 파기 전날 형식적 답변을 보내오는 등 신뢰를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MSI 관계자는 “공정위 인·허가절차 지연을 도외시하고 MSI의 의도적 납입 지연, 불이행 등으로 언급하는 부분은 사실 왜곡이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 경제의 부정적 외생변수가 발생하고, 영화 ‘비상선언’의 흥행참패 등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등 사정변경이 발생해 쇼박스의 주가가 급격하게 추락한 사정도 있다”고 전했다. 또 “납입 예정일인 9월 30일경 가 3,465원, 신주 발행가액(5,277원) 대비 34% 하락으로 최조 기준주가 총액보다 약 452억원의 차액 발생했으나, 쇼박스의 상거래 관행과 상호 신뢰를 무시한 신주 가격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1300억 원 투자 무산에 따라 양측간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MSI 측은 “최근 주가 대비 1.6배 이상으로 책정된 구주가격(주당 5,700원)은 유지하고 신주 인수가격만을 조정하자고 협의를 요청했지만, 쇼박스는 본래의 기준가격만을 고수했다. 제반 후속 조치는 법규가 정하는 바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쇼박스 측은 투자 무산의 이유로 MCG측의 증자 대금 미납입을 거론하면서 계약 무산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