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폄훼·몰상식”..靑, 강경 대북 메시지 발신(상보)

by김영환 기자
2020.06.17 11:23:28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브리핑
“북측은 예의를 갖춰야 할 것”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7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북한 관련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김정현 기자] 청와대는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비방에 대해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높은 수위의 대북 비판 메시지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 “사리분별을 못 하는 행위를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거듭 유화 제스처를 취했는데도 17일 김 부부장이 원색적인 비판을 한 데 대한 청와대의 반응이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혹평했다.

윤 수석은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김 부부장의 담화를 평가절하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북측 정상이 아닌 김 부부장이 나서 비판한 데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윤 수석은 아울러 “북측은 또한 현상황 타개를 위한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라며 “이는 전례없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북한에 대한 신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북특사 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수석은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말은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측은 예의갖춰야 할 것”이라며 최근 김 부부장을 중심으로 한 대남 비방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을 의미하는 ‘남조선 당국자’를 향해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라며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심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