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복도, 집안..소방 방재시설 작동상태 '이상무'

by이승현 기자
2015.01.16 16:18:55

서울시, 모든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안전 관리 조사
강병호 회장 "스프링쿨러 초기 화재 진압에 효과적"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방화동에 위치한 도시형 생활주택인 유니트로에 서울시와 SH공사, 소방전문가들이 모였다. 소방 관련해 이곳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의정부에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화재가 발생, 4명이 사망하고 130여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서울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바로 옆에 있는 유니트로는 SH공사가 운영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임대주택)으로 지상 13층에 75가구가 입주해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점검단은 옥상에서부터 점검을 시작했다. 옥상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1층으로 대피하지 못한 입주민들이 대비하는 곳으로 ‘마지막 보루’와 같은 역할을 한다.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방화동 도시형생활주택에서 강병호 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이 가스누출 전자식 차단기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옥상으로 나가려면 방화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문은 평상시에는 방범상의 이유로 잠겨 있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린다. 이 문을 포함해 유니트로의 모든 현관, 방화문은 불에 강한 철제로 돼 있다.

옥상에 대비한 입주민들은 열기와 연기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구조대를 기다리다가 소방사다리나 헬기 등을 통해 구출 받으면 된다는 것이 소방서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옥상에는 제연설비가 갖춰져 있다. 화재시 이 설비를 가동하면 복도에 차오르는 연기를 빨아들여 배출시키는 역할을 해 연기로 인한 질식사 예방에 효과적이다.

원룸으로 이동한 점검단은 천정에 달려 있는 스프링클러와 가스밸브자동 차단장치, 열감지기, 가스경보기 등을 점검했다.



스프링클러는 방 마다 세 개씩, 나머지 장치들은 한 개씩 설치돼 있다. 강병호 소방기술사회 회장은 “스프링쿨러는 72℃ 이상의 열을 감지하면 터지게 돼 있다”며 “95%이상 화제 억제 능력이 있어 초기 화재를 진압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룸에는 베란다가 없어 완강기 등을 이용해 바로 탈출할 순 없고 복도 베란다로 나오거나 건물 양 끝에 있는 피난계단을 통해 대비해야 했다.

피난계단에서는 철제문이 열고 난 후 자동으로 닫히는지를 확인했다. 철제문이 자동으로 닫혀야 연기가 빠져 나오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닫힘 장치를 달아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1층 경비실에 설치돼 있는 방재실을 점검했다. 방재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곳으로 옥상 출입문과 제연설비 등을 조정할 수 있다. 또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했다.

양용택 서울시 임대주택과장은 “SH공사에서 지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법적 기준 보다 안전 기준을 더욱 강화해 적용하고 있다”며 “공사비가 더 들어가더라도 안전시설 꼭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소방·방재 외부전문가 2명, 사업시행자인 SH공사 2명, 서울시 1명 등 5명으로 점검반을 꾸려 이달 말까지 준공됐거나 현재 공사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

안전점검 대상은 △준공사업장(방화동 도시형생활주택 등 7개 사업장) 384호 △공사 중인 사업장(신내의료안심주택 등 4개 사업장) 628호 △착공 전 사업장(세곡2지구 도시형생활주택 등 6개 사업장) 702호 등 총 17개 사업장 1714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