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3.08.05 17:20:58
라마단 포함된 분기에 연매출 45% 발생
"해 지고 나면 음식과 현금이 넘쳐나"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이슬람 신도들의 금욕기간인 라마단이 소매, 식음료, 교통 관련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한철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음식, 음료, 흡연, 성행위 등이 모두 금지되는 데다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기간인 만큼 경제 활동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FT는 인도네시아의 2억 이슬람신도들 대부분은 라마단 기간에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일절 음식을 먹지 않지만 해가 지면 음식과 현금이 넘쳐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세계에서 이슬람 신자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식음료 기업들은 라마단이 포함된 분기에 연매출의 45%를 창출한다.
이는 떠돌이 노동자들이 이때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라며 하녀와 보모, 운전기사들도 일시적으로 고향에 돌아가 인도네시아 부유층들은 고급 호텔로 몰린다고 FT는 전했다.
간다리아시티 같은 대형 쇼핑몰들은 낮에는 한가하지만 저녁에는 쇼핑객들로 가득찬다. 영국계 백화점체인 데벤함스는 영국에서 경기침체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자카르타의 세나얀 시티 몰의 아울렛은 지난 주말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인도네시아 소매그룹 미트라 아디페르카사의 페티 크와라티 투자자홍보 부문 대표는 “라마단 기간 매출은 크리스마스나 새해와 마찬가지로 보통 15~20% 증가한다”며 “사람들은 평소보다 식음료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쓴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간단한 음료와 스낵이 잘 팔렸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금식 후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에 돈을 쓰거나 고향 가족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자동차, 오토바이, 스마트폰 등에 많은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 금식이 끝난 이후 담배, 콘돔 등의 매출도 급증한다.
닐슨의 소매 애널리스트 용키 수실로는 “법적으로 라마단에 맞춰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도록 한 것도 소매 지출 증가에 한 몫했다”며 “사람들은 금식이 끝나면 즐겁게 지내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라마단 보너스를 남김없이 써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