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의 MAS, 킬러규제 없애고 지원은 늘린다

by박진환 기자
2024.08.29 13:16:35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관련 행정규칙 개정…시행 돌입
타 업체의 징계로 인한 판매중지 등 불합리한 규제 혁파
약자·혁신기업 대상 진입장벽 ↓…기업들 각종 부담도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와 관련해 그간 계약자가 1인이라는 이유로 쇼핑몰에서 판매중지된 기업의 판매재개를 허용하는 등 킬러규제가 대폭 개선된다. 또 약자·혁신기업 등을 대상으로 MAS 진입장벽을 낮춰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는 다수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조달청이 품질·성능이 유사한 다수의 업체·제품에 대해 단가계약을 체결하고,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하는 제도를 말한다.

백승보 조달청 차장이 29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2024년 공공조달 킬러규제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다수공급자계약(MAS) 규정 개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달청 제공)
조달청은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관련 행정규칙 2종’을 개정해 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개정은 올해 40여차례에 걸친 민생현장간담회를 통해 청취한 조달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6월 마련한 2024년 공공조달 킬러규제 혁신방안의 후속조치이다. 올해 7월 현재 모두 1만 1957개 기업, 81만 5553개 품목이 MAS계약을 통해 종합쇼핑몰에 등록돼 있다. MAS를 통한 공급실적은 11조 6000억원으로 조달청 전체 물품·서비스 실적(25조 3000억원)의 45.8%에 달한다.

주요 제도 개선사항을 보면 타 업체의 거래정지 등으로 인해 본인의 책임이 없음에도 계약자가 1인이라는 이유로 쇼핑몰에서 판매중지된 기업의 판매재개를 허용한다. 기존에는 세부품명별 계약된 기업이 1개만 남는 경우 경쟁성 확보를 위해 2개사 이상이 계약될 때까지 판매중지를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 기업의 불공정조달행위로 인해 계약의무를 준수한 업체까지 판매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됨에 따라 성실한 기업의 영업자율권 보장을 위해 앞으로는 1인 계약상대자에 대해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한다.



또 중간점검 주기를 현행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해 3년의 계약기간동안 중간점검을 2회에서 1회만 실시, 1만여 MAS 기업이 매번 제출해야 하는 각종 확인서, 인증서 등의 서류제출 부담을 줄였다. MAS 제품을 납품할 때 계약규격 변경은 발주기관과 기업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진행하도록 하고, ‘디자인·재질’ 등 계약의 본질을 훼손하는 과도한 변경은 제한한다. 장애인기업, 사회적기업 등 약자·혁신기업 대상 MAS 진입장벽을 낮춰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 로봇·미래자동차 등 신산업기술개발제품의 경우 업계 공통의 상용규격이 없더라도 용도·기능이 유사한다면 개별업체 규격을 기반으로 MAS계약을 허용해 신산업제품의 조달시장 진입장벽을 낮춘다.

MAS 제품 납품과정에서 실제 설치를 담당하는 중소대리업체에게 설치비 등이 축소 지급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질서 저해행위에 설치비용 등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명시, 중소 설치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보장하기로 했다.MAS계약물자의 적합성 검토 시 납품실적과 더불어 시장환경과 제품의 특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납품실적이 없거나 경쟁성이 부재해 MAS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제품은 퇴출하면서 다수의 수요기관이 필요로 하는 수요물자의 MAS 신규 도입은 신속히 진행하는 등 MAS제도 운영을 효율화한다.

MAS 제품에 대한 원산지 관리의무를 명시하고, 원산지 위반 시 거래정지 등 제재와 더불어 대외무역법에 따른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해 MAS 기업의 자율적인 원산지 관리를 유도한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조달시장 중 기업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다수공급자계약시장에서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킬러규제를 적극적으로 혁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조달청은 중소·벤처·혁신 기업의 벗으로서 기업의 관점에서 각종 조달제도에 남아있는 불합리한 규제가 없는 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우리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역동적 조달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