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민간 통해 저성장 끊겠다…주식양도세 전면과세 2년 유예”(종합)

by이명철 기자
2022.05.02 11:51:32

인사청문회 참석 “민간·시장·기업 중심 경제 운영해 활력”
“금투제 2년 유예하고 거래세 인하, 가상자산 선정비·후과세”
“론스타 매각 법·원칙 따라 최선…증여 재산 신속 세금 납부”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원다연 공지유 기자] 윤석열 정부 경제팀 수장으로 낙점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양도세 전면 과세 시행을 2년 미루고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선정비·후과세 입장을 나타냈다. 윤정부 출범 후 첫 과제인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선 온전한 보상 방안을 담고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명 론스타 ‘먹튀’ 논란에 대해서는 특혜가 없었다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금투세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현재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도 있고 투자자나 시장 수용성이 아직까지 따라가지 못한다”며 “2년 정도 시행을 유예할 필요가 있고 동시에 증권거래세도 인하하면서 주식시장 투자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금투세란 현재 대주주에게만 과세하는 주식 양도세를 모든 상장주식 대상으로 확대하는 제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주식 양도세 폐지를 내놓기도 했다.

내년 가상자산 소득 과세도 유예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추 후보자는 “가상자산은 현재 거래 투명성, 안전성 확보, 소비자·투자자 보호 등 문제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관련법 재정비 마련이 굉장히 필요하다 생각해 제도 마련 뒤에 가상자산 과세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추 후보자는 후보자로 지정된 이후 민간과 시장 중심이 경제 활성화를 천명하며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도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대내외 거시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민간·시장·기업 중심 경제 운용으로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저성장의 고리를 끊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추경 관련한 재원 문제도 다뤄졌다. 추 후보자는 “(추경안이) 최종 확정되면 지출 규모, 재원 조달을 (다룰텐데) 일단 세계잉여금 등 가용재원,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마련)하고 그다음 모자란 부분에 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의 손실보상 공약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부분을 충실히 이행하는 방향으로 최종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손실보상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학척 추계로 업종별·피해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근 물가 상승세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전세계에 퍼졌던 유동성 문제, 저금리 문제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판단이다 .추 후보자는 “앞으로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대외 변수들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우리 소비자물가도 지금과 같은 불안 양상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서민물가 안정은 우리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론스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정면 반박했다. 지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당시 추 후보자는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일하며 실무를 담당했다. 론스타는 이후 2012년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며 막대한 차익을 거둬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추 후보자는 “2003년 외환은행이 당시 어려움이 있어 해외 자본을 유치했고 그다음 국회,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문제를 제기해 감사원 감사, 검찰 조사가 이뤄졌고 4년여간에 걸쳐 최종 법원의 판단. 1심, 2심, 3심 일관되게 문제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당시 업무 추진에 국익과 시장 안정을 위해 법과 원칙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추 후보자에 대한 재산 형성 과정을 다루면서 장모의 재산 증식 의혹도 나왔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에 추 후보자 장모가 투자했는데 이후 10% 이상 수익률이 발생했고 추 후보자가 장모로부터 10억원을 증여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는 “장모가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며 “(증여에 대해) 굉장히 빠른 시간 내 세금을 납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