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에 풀가동…'코폴리에스터' 사업서 힘 받는 SK케미칼

by박순엽 기자
2022.02.17 14:14:13

작년 코폴리에스터 사업 매출액, 전년비 26.1%↑
지난해 7월 공장 증설…풀가동으로 실적 이끌어
'화학적 재활용 기술 적용' 코폴리에스터도 양산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에 수요 증가 전망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하는 친환경 소재 코폴리에스터가 SK케미칼의 ‘효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관련 공장을 완전 가동한 영향이 실적으로 이어지면서다. 특히 친환경 플라스틱 수요가 늘어나면서 코폴리에스터를 각종 소재나 포장재에 적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한 영향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은 여기에 더해 화학적 재활용을 거친 코폴리에스터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등 앞으로 늘어날 친환경 소재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단위=억원, 자료=SK케미칼
17일 SK케미칼(285130)에 따르면 지난해 코폴리에스터 사업 부문 매출액은 6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료 가격과 수출 운임이 오르면서 관련 영업이익은 11.3% 감소한 700억원이었지만, 여전히 10%가 넘는 이익률을 보이면서 탄탄한 수익을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7월 울산 코폴리에스터 생산 설비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한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앞서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3년에 걸쳐 해당 설비의 증설을 추진해왔다. 현재 SK케미칼은 증설된 설비를 포함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설비를 100%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내화학성·난연성을 갖춰 폴리카보네이트(PC)·폴리염화비닐(PVC) 등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고기능성 수지로 평가된다. 사용하는 분야도 음식·화장품 포장 용기부터 생활용품, 전자제품 소재, 건축자재까지 다양하다.



SK케미칼은 지난 200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한 뒤 미국 이스트만(Eastman)과 함께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글로벌 양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존슨앤드존슨·에스티로더·로레알 등 세계 유명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SK케미칼이 생산한 코폴리에스터 소재가 적용된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엔 세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케미칼 리사이클)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 CR’ 양산에도 성공하며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로레알이 제품 포장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재활용·바이오 기반 원료로 전환하는 등 최근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플라스틱 재활용과 친환경 포장재 사용 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국내·외에서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여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새 플라스틱 포장재엔 ㎏당 0.8유로(약 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30% 이상의 재생원료 사용 의무가 부과된다.

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해 만든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 CR’로 만든 화장품 용기. (사진=SK케미칼)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을 포함한 지속가능 패키징 솔루션(SPS) 소재 판매 비율을 2025년 50%, 2030년 100%까지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에코트리아 CR은 기존 제품과 물성을 같게 구현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아 화장품 용기 외에도 식품 포장, 가전, 생활용품 등에서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게 SK케미칼의 전망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에코트리아 CR 비중을 차츰 늘리면서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용도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라며 “코폴리에스터 생산 설비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