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라이탁’ 만든다…서울시, 새활용플라자 개관

by박철근 기자
2017.09.05 10:56:58

세계 최초 업사이클링 기업 육성 위한 복합공간 조성
재료기증부터 가공까지 원스톱 해결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서울시가 스위스의 프라이탁과 같은 ‘새활용’(업사이클링)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복합공간을 조성했다. 프라이탁은 폐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들어 연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 업체다.

서울시는 5일 “재료 기증, 수거부터 가공·제품생산·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모든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세계 최초의 복합공간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성동구 용답동에 있는 중랑물재생센터 부지에 개관했다”고 밝혔다. ‘새활용’(업사이클링, Up-cycling)이란 단순 재활용을 넘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해 본래보다 더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말한다.

이곳은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연면적 1만6530㎡)로 들어선다.

시 관계자는 “중랑물재생센터 부지 내에는 국내 최초의 하수도과학관인 ‘서울하수도과학관’이 같은 날 문을 열고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이 2021년 국내 유일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거점으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며 “이 일대가 국내 최대의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새활용플라자의 운영은 서울디자인재단이 맡는다.

이곳에 들어서는 연 6만톤 규모 ‘재사용 작업장’에서 기업 또는 개인으로부터 버려지는 유리, 고철, 의류 같은 소재나 중고물품에 대한 분류·세척·가공을 담당한다. ‘소재은행’에서는 원재료발굴을 비롯해 보관 및 판매역할을 한다.

5일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 전경. (사진= 서울시)
새활용플라자에는 32개 새활용 관련 업체와 예비창업자도 입주를 마쳤다.



시 관계자는 “입주하는 32개 업체 및 예비 창업자는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며 “이들 기업은 한국의 프라이탁과 같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입주사를 살펴보면 폐자전거 부품으로 조명기기 같은 인테리어 제품을 제작하는 ‘리브리스’, 폐자동차 가죽으로 지갑 등 패션제품을 만드는 ‘모어댄’, 버려진 우산 원단으로 손지갑 같은 잡화를 만드는 ‘큐클리프’, 여성 목공 업사이클링 협동조합 ‘메리우드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로 설치하고 예상 에너지사용량의 35%를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 녹색건축인증 최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물재생센터에서 처리된 물을 시설 내 생활용수(인체에 사용하는 물 제외)로 이용하고 빗물을 재활용해 조경용수·세척수 등으로 사용한다. 오·폐수는 다시 물재생센터에서 정수 처리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을 시작으로 서울하수도과학관, 중랑물재생센터,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 등이 입지한 이 일대를 국내 최대의 새활용·자원순환 에코타운으로 조성하겠다”며 “‘자원순환도시 서울 비전 2030’에서 목표한 ‘쓰레기 제로(Zero Waste) 도시 서울’, ‘세계 자원순환 수도’, ‘세계 최고의 환경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새활용플라자 개관을 기념해 10일까지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현장학습, 새활용 전시 등을 망라한 ‘새활용 축제’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