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형 만능통장]②연 2천만원 5년 굴릴땐 최소 112만원 稅혜택

by송이라 기자
2015.08.06 13:30:00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새내기 직장인 김새봄씨는 첫 월급을 받자마자 ISA 계좌를 개설했다. 연 2000만원 한도에 따라 월 165만원씩 적금과 펀드, ELS에 적절히 분산해 투자했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펀드 비중을 높이고 시장이 안좋을 땐 적금액을 늘렸다. 5년 후 6% 수익률을 기록한 그는 1670만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했다. 예전 같았으면 15.4% 개별과세로 1412만원만 받았을텐데 ISA 내에서는 9.9% 세금만 제한 1524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112만원을 더 받은 셈이다.

특히 매달 적립하는 대신 연 2000만원을 거치식으로 납입할 경우에는 동일하게 6% 수익률을 낸다면 최소 147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여기에다 손실과 이익을 통산해 과세하면서 손실이 많이 난 투자자들은 추가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상품까지 한 계좌에 담아 운영하는 넓은 의미의 펀드다. 자신의 위험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가입기간 중 자유로운 상품 교체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ISA의 핵심은 세제혜택이다. 정부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개인의 재산형성을 위해 손익을 합친 순익에 대한 과세방침과 순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ISA를 통해 줄어드는 세수 규모가 연간 55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절세 효과가 상당하다는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현행 세제는 손실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지 않고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한다. 얼핏 보면 손실과 이익을 합쳐서 세금을 매기는게 엄청난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꽤나 큰 효과를 가져온다. 예컨대 상품 A에 투자해서 300만원의 이익이 나고 상품 B에서는 90만원의 손실이 났다면 현행 세제대로라면 손실액 90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안내지만 이익분 300만원 전부는 과세 대상이다. 그러나 ISA계좌 내에서는 손익을 합쳐 과세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은 300만원에서 90만원을 뺀 210만원이다.과세 대상이 100만원 가까이 감소하는 셈이다.



여기에 세율도 낮아진다. 현재는 예적금은 이자소득세, 펀드와 파생결합증권은 배당소득세를 각각 15.4%씩 떼지만 ISA에서는 손익을 합쳐 200만원 이하는 비과세, 200만원 초과분은 9.9%(지방소득세 포함)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위의 예시에서 현행 세제에서 세금은 46만2000원(300만원*15.4%)인 반면 ISA 내에서는 과세기준 210만원 중 200만원까지는 비과세인 만큼 나머지 10만원에 대해서만 9.9% 세율을 적용해 세금은 9900원이 된다. 즉 45만2100원의 절세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연간 납입금액이 적은 납세자라면 운용수익 대부분이 비과세될 것으로 본다”며 “순익에 대해서 과세한다는건 현 세제 하에서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위험 성향에 따라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ISA의 특징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해 세전수익이 많이 날수록, 또 납입액이 클수록 절세효과도 커진다. 여기에 현행 펀드나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과세가 매년 이뤄진다는 점에서 5년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ISA 내 복리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또 손익을 통산하는 통산과세로 수익률 편차가 큰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일수록 절세효과가 더 극대화된다.

그러나 5년이라는 가입기간 중 중도인출이 불가능하고 중도해지시 세제혜택이 없어진다는 점은 한계다. 납입액이 소액이고 어차피 장기로 가입할 것이라면 10년 이상 가입하는 연금저축 등 금융상품이 더 큰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득이 어느정도 있고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일수록 절세 효과가 더 큰 구조”라며 “투자규모와 기간을 고려해 절세효과를 따져 ISA에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