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냉장고 용량' 법정공방 확전예고(종합)

by김정남 기자
2013.01.14 17:25:01

LG, 삼성 상대로 100억원대 손배해상 청구소송
삼성 곧장 반박 "가처분 결정 불복절차 밟을 것"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냉장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유튜브 등에서 논란을 일으킨 ‘냉장고 용량 실험광고’와 관련한 것이다. 그간 대응을 자제하던 삼성도 이날 소송을 계기로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릴 것”이라면서 확전을 예고했다.

14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삼성전자(005930)가 자사의 냉장고 용량이 국내 최대라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 광고를 유튜브에 게재한 것과 관련해 지난 11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유튜브 등에 공개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2’ 광고 중 일부.
LG전자는 소장에서 “삼성전자의 유튜브 광고로 기업 브랜드 가치가 최소 1% 이상 훼손됐고, 허위광고에 대한 반박광고비로 5억1000여만원이 드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이에 대한 위자료 100억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8월과 9월 두 회사의 눕힌 냉장고에 물을 부어 용량을 측정하는 광고를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에 LG전자는 “국가표준에 따른 용량측정 방법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이를 받아들였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는 가처분 결정 이후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면서 “동영상 광고를 내린 것만으로 마무리하면 앞으로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어 송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이 LG전자의 손을 들어준 이후 대응을 자제하던 삼성전자는 이날 소송을 확인한 후 “기존 가처분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 진행 등 모든 법적인 수단을 통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간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상대방이 소송 제기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기업 이미지를 심각히 훼손했다”면서 “향후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소송에서 진 것으로 이미 우리의 명예는 훼손됐는데 추가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