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안 부럽다...인트론바이오·젠큐릭스 등 상한가 신고[바이오맥짚기]

by유진희 기자
2026.03.03 08:01:01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26일 국내 증권시장에서 바이오 부문은 반도체주가 주도하던 상승 랠리의 바통을 이어받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혁신적인 신약 임상 데이터와 조 단위 규모의 글로벌 계약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투자심리는 중위험·고수익 기대주를 넘어 확신을 가진 성장주로 급격히 쏠렸다. 특히 독보적인 기술력을 증명한 인트론바이오(048530), 젠큐릭스(229000), 삼천당제약(000250) 등 3개 기업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날 바이오 부문의 상승장을 견인했다.

인트론바이오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 ‘상승률 톱10’ 명단에는 인트론바이오, 젠큐릭스, 삼천당제약이 이름을 올렸다. 각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30.00%(종가 4615원), 29.97%(4510원), 29.85%(75만 7000원) 상승하며, 국내 바이오 부문이 반도체 못지않은 강력한 테마임을 입증했다.

인트론바이오는 글로벌 항생제 내성(AMR) 시장의 심장부인 스위스에서 내달 열리는 ‘AMR 컨퍼런스 2026’에서 핵심 파이프라인 ‘SAL200’의 데이터 발표 예정 소식에 시장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급등의 핵심 동력은 ‘완전 멸균’이라는 파격적인 실험 결과다. SAL200은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엔도리신’ 단백질을 활용한 신약이다. 세균의 세포벽을 즉각적으로 분해하는 ‘엔자이매틱 하이드롤라이시스’ 기전을 갖는다. 인트론바이오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표준 치료제인 댑토마이신과 비교해 SAL200만이 즉각적인 세균 용해를 유도하며, 특히 고난도 모델인 토끼 심내막염 모델에서 박테리아 농도를 검출 한계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공유한다.

이는 기존 항생제가 침투하기 어려운 ‘바이오필름’ 환경조차 극복했음을 의미한다. 바이오필름은 기존 항생제 침투를 막아 치료 실패와 재발의 주요 원인이 되는데, SAL200은 이런 바이오필름 환경에서도 높은 살균 효과를 보였다.

인트론바이오는 올해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b상 진입을 앞둔 SAL200은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 수출(L/O)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단순히 개별 신약 개발에 그치지 않고, 개량형 엔도리신 플랫폼 ‘잇트리신’과 박테리오파지 개량 기술인 ‘IMPA’를 통해 파이프라인도 무한히 확장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본사에 신약 전용 GMP 시설을 구축하며 시생산 역량까지 확보한 만큼, 연구 중심 벤처에서 제조·검증이 가능한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인트론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범용적 제어 기술이 결합된 혁신적 엔도리신 엔지니어링 플랫폼 등을 적극 소개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공동 개발 파트너 구축 등 실질적인 성과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젠큐릭스의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






액체생검 기반 분자진단 전문 기업 젠큐릭스는 암 치료의 고질적 문제인 ‘항암제 내성’의 원인을 새롭게 규명하고, 글로벌 진단 거물 ‘로슈’와의 기술 협력을 구체화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진단 기술이 신약 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된 결과다.

젠큐릭스의 주가를 끌어올린 첫 번째 호재는 현대ADM(187660) 등과 공동 진행한 연구 성과다. 연구팀은 췌장암 내성이 암세포 자체의 변이가 아닌, 종양 미세환경의 물리적 장벽에 의한 ‘가짜 내성’(Pseudo-resistance)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젠큐릭스의 고감도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기술이 이 과정에서 정밀 분자 분석을 담당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두 번째 호재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선정이다. 로슈의 디지털 PCR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소세포폐암(NSCLC) 및 유방암 동반진단 패널을 개발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되면서, 글로벌 표준 진단 시장 진입의 고속도로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매출도 키워갈 예정이다. 젠큐릭스는 아시아 최초 유방암 예후 진단 키트 ‘진스웰BCT’를 필두로 간암, 대장암 등 암 전 주기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특히 일본 폐암 패널 시장을 겨냥해 PMDA 인허가와 보험 등재를 연계한 사업 모델은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담보한다. 지노바이오 지분 확보를 통해 순환종양세포(CTC) 기술까지 고도화하고 있어, 액체생검 시장 내 플랫폼 확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진단과 치료를 연결하는 ‘테라노스틱스’ 전략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 가치 재평가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정부 과제 선정은 로슈와의 글로벌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시장 규모가 확실한 암종을 타깃한 사업화 중심의 R&D다”라며 “글로벌 진단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디지털 PCR 동반진단 분야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삼천당제약의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








삼천당제약은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경구용 GLP-1(세마글루티드) 제네릭(복제약)에 대한 5조 3000억원 규모의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며 이날 바이오 부문의 주인공 중 하나가 됐다.

이번 계약은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11개국을 대상으로 하며, 삼천당제약이 개발한 ‘스낵 프리’(SNAC-free) 제형 기술이 핵심이다.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를 완벽히 회피하면서도 판매가의 10% 수준인 압도적인 생산 원가 경쟁력을 파트너사가 실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 계약 성사의 배경이다. 입찰 중심의 유럽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의 60%를 배분받는 파격적인 수익 구조를 확정 지었다는 점은 업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성과로 꼽힌다. 계약금 및 마일스톤으로만 약 508억원을 받게 돼 재무 건전성도 대폭 강화됐다.

유럽 세마글루티드 시장은 제품 출시 시점 약 3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천당제약은 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현재 계약된 11개국 외에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핵심 대형 시장과의 본계약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발맞춰 삼천당제약의 실적 또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순이익의 60%를 배분받는 파격적인 조건은 당사의 기술력이 오리지널 특허를 완벽히 회피함은 물론,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췄음을 입증한다”며 “유럽 주요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