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트럼프 악재에도 ‘매수’가 옳다는 애널들 (영상)
by유재희 기자
2024.07.19 15:42:16
니덤, ‘매수’·목표가 210달러…"우리의 평가가 옳다"
AI 첨단 칩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지속’
“전략적 성장 전략·시장 포지셔닝 전환 등 긍정적”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TSM ADR)가 탄탄한 펀더멘털로 정치적 악재를 극복해내고 있다. 월가에서도 트럼프 악재보다 깜짝 실적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매수`가 옳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와 배런스 등에 따르면 니덤의 찰스 시 애널리스트는 TSMC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210달러를 유지하면서 “TSMC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찰스 시는 TSMC의 목표가를 종전 168달러에서 210달러로 15% 상향 조정한 바 있다. 2분기 실적을 확인한 후 이러한 평가가 적절했다고 자평한 것.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립 중인 대만을 압박했다. 우리에게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며 방위비 청구서를 예고한 것. 여기에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갔다며 TSMC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주가가 8% 급락했다. 하지만 실적 공개 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TSMC는 1987년 설립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로 위탁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은 61.7%로 2위 삼성전자(11%)와의 격차가 50%포인트에 달한다.
TSMC의 주요 고객은 엔비디아, 퀄컴, AMD, 애플 등이다.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제조와 관련한 TSMC 의존도는 92%에 달한다.
지정학적·정치적 이슈에 휘청였던 TSMC는 강력한 펀더멘털 이슈로 이를 상쇄했다. 2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한 것.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0%, 36% 급증했고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C.C 웨이 TSMC 회장겸 CEO는 “계절성으로 스마트폰 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우리의 선도적 기술인 3나노, 5나노미터 기술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며 “3분기부터 스마트폰 부문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에 대한 폭발적 수요로 칩 공급을 확대했음에도 균형을 맞출 수 없었다”며 “2025년까지 극심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나노미터 기술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찰스 시는 TSMC가 리더십 전환 후 ‘파운드리 2.0’ 비전을 수립하는 등 재무 실적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TSMC가 20% 중반대로의 매출 성장률 상향과 제한적 자본 지출(10억달러)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AI 부문에서 더 큰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적 가격 결정을 내리는 전략과 함께 총마진률을 50% 후반대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는 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또 “웨이퍼 파운드리 중심에서 패키징으로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재설정한 것도 가용 시장을 확장하고자 하는 계획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점적 위치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브래디 왕 부소장은 “TSMC의 3나노 공정은 우수한 수율(낮은 불량률)을 보이고 있고 잘 관리된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클라우드와 엣지에서 생성 AI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고급 공정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올해 3나노 공정 용량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가에서 TSMC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41명으로 이 중 38명(93%)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강력 매수’다. 평균 목표주가는 195.42달러로 이날 종가 171.87달러보다 14%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