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표단, 국민연금개혁안 '더 내고 더 받자' 최종 선택

by송승현 기자
2024.04.22 15:00:00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 숙의토론회 결과 브리핑
소득보장론 56.0%, 재정안정론 42.6%…숙의 과정서 역전
의무가입 연령 상향 80.4% 동의…출산·군복무 크레딧 확대
기초연금은 현행 유지에 손 들어…"퇴직연금 준공적연금화"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연금개혁 방향성을 두고 총 632시간의 숙의 끝에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숙의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대표단은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론을 최종 선택했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숙의토론회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대표단 숙의토론회 주요 결과를 종합 브리핑을 열었다. 전날 실시한 최종 설문조사 결과 시민대표단은 연금 모수개혁과 관련해 보혐료율 13%, 소득대체율 50%를 각각 동시에 올리는 1안(소득보장론)을 선택했다. 1안은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되 소득대체율은 현행으로 유지하는 2안(재정안정론)보다 13.4%포인트 높은 56.0%의 지지를 얻었다. 2안은 42.6%, 잘모르겠다는 1.3%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앞서 지난 3월 공론화위 의제숙의단은 국민연금 개혁안으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안(1안·소득보장론)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안(2안·재정 안정론) 등 두 가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시민대표단은 이 중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이 연금개혁의 방향성이 돼야한다고 본 것이다.

시민대표단은 1차 설문 조사 당시만해도 재정안정론 44.8%, 소득보장론 36.9%를 각각 선택해 ‘더 내고 그대로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었다. 하지만 2차 설문조사에서부터 소득보장론이 50.8%로 13.9%포인트(p) 오르며 재정안정론을 뛰어넘었다. 숙의 과정을 점점 거치며 소득보장론 측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본 셈이다.

아울러 또 다른 모수개혁인 의무가입 상한과 관련해선 ‘64세로 인상’이 80.4%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현행유지는 17.7%, 모르겠음은 1.9%에 그쳤다. 시민대표단은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출산 크레딧’(82.6%) 및 ‘군복무 크레딧’(57.8%) 확대가 시급하다고 봤다.



연금 구조개혁의 중심인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현행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2.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현행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범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차등 지급해야 한단 응답은 45.7%로 나왔다.

또한 시민대표단은 세대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 지급의무 보장(92.1%)과 기금수익률 제고(91.6%)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끝으로 공무원, 군인, 사학 등 직역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논의 기구 구성(68.3%) △보험료율 인상(69.5%) △급여 일정기간 동결(63.3) 등에 각각 동의했다.

이 밖에도 공론화위는 부가문항으로 퇴직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시민대표단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시민대표단단의 46.4%는 ‘준공적연금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퇴직연금은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퇴직일시금 또는 퇴직연금의 형태로 받을 수 있는데, 상당수가 일시금으로 받고 있어 연금의 기능을 못하고 있단 지적을 받고 있다. 퇴직연금을 연금 형태로 강제해 노후 소득 보장의 기능을 하자는 게 준공적연금으로의 전환이다. 뒤를 이어 퇴직연금 △중도인출 요건 강화(27.1%) △제도 현행유지(20.3%)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한편 공론화위는 지난달 말 연금개혁 논의를 위해 연령별·성별 인구 비례를 고려해 500명의 시민대표단을 선발한 바 있다. 이후 시민대표단은 이달 13일·14일·20일·21일 등 총 4일 숙의토론회에 참여했고, 전날 3차 설문조사를 통해 연금개혁안 방향성에 대해 최종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