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주가 영향은?

by장영은 기자
2022.04.28 11:22:04

트위터 인수자금 중 210억달러 자기자본 조달
NYT “가장 확실한 방법은 테슬라 주식 매각”
“주가에 장기 영향 미치지는 않을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지분을 일부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 매각 가능성은 그가 트위터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머스크가 트위터와 인수에 합의했지만 천문학적인 인수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사진= AFP)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은 27일(현지시간)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자금 중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충당하겠다고 밝힌 210억달러(약 26조 6000억원)를 마련하기 위해 그가 보유 중인 테슬라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65억달러(약 58조 9500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신고했다. 그는 이 중 255억달러(약 32조 3200억원)를 은행에서 빌리고, 210억달러는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NYT는 “머스크의 재산의 대부분은 테슬라 주식에 묶여 있으며, 그 돈(트위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테슬라 주식을 파는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지만 대부분의 재산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그가 경영하는 기업의 주식이다. 현금성 자산은 거의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2574억달러(약 326조 25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이미 테슬라 지분을 팔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SEC에 보고해야 하지만 이 내용이 공개되기까지는 통상 몇일간의 시차가 생긴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자기 자기자본 조달 방안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거나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머스크가) 투자를 유치할 경우 거래에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사진= AFP)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상당 규모의 보유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테슬라 주가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테슬라 주가와 전체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머스크가 210억달러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전날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 약 2400만주를 팔아야 한다. 이는 테슬라 주식의 하루 평균 거래량과 비슷하며, 시장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가가 12% 이상 급락했던 지난 26일에는 그 2배에 가까운 4500만주가 거래됐다.

머스크는 테슬라 전체 주식의 17%(약 1억75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12월에는 세금을 내기 위해서라며 두 달에 걸쳐 테슬라 보유 지분의 10% 정도인 1500만주를 팔아 164억달러(약 20조 79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는 단기적로는 급락했으나 이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단기적이라도 테슬라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에 모두 편입돼 있고,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도 많기 때문이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인 401(k) 계좌에 이러한 펀드나 테슬라 주식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덧붙였다.

S&P 다우존스의 애널리스트 하워드 실버블라트는 시가총액 9000억달러(약 1140조 7500억원)가 넘는 테슬라 주가가 1달러 떨어질 때마다 S&P 500 지수는 0.099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