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신 297만회분 다른 나라에 양보"...중국산이라서?
by박지혜 기자
2021.09.01 13:33:2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북한이 코로나19 백신 국제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서 배정받은 백신을 다른 나라에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유니세프가 전했다.
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상황에 대한 질의에 “북한 보건성이 북한에 배정된 백신 297만 회분을 코로나19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답했다.
북측은 국제적으로 백신 공급이 제한되고 일부 국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해 백신을 양보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양보 의사를 밝힌 백신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으로 추정된다.
지난 19일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 평양사무소장은 “코백스가 북한에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배정했다”며 “이 제안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 북한 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이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올해 1월 24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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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코백스를 통한 백신 공급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북한 보건성은 몇 개월 안에 코로나 백신을 받을 수 있도록 코백스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백스는 올해 3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90만2000 회분도 배정했지만 준비 절차 등 미비로 아직 북한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
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7월 간담회에서 북한이 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코백스에 다른 백신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도 불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시노백 백신을 양보한 배경도 접종 체계와 유통망 등 준비 부족이 꼽힌다. 또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6월 시노백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나, 각국에서는 이 백신의 면역 효과가 낮다는 이른바 ‘물백신’ 논란이 일었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유엔은 코로나19 대응 계획과 식량, 식수, 위생 등 감염병 대유행이 주민에게 미치는 인도주의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계속해 협력하고 있다”며 “유니세프는 최근 필수 보건 물품이 북한에 반입된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