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족적 남겨" 노태우 빈소 이틀째 정·재계 조문 발걸음
by이용성 기자
2021.10.28 13:24:37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마련
정·재계·종교계 인사들 발걸음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틀째 정치·외교·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이들은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떠올렸다. 과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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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상주인 노재헌 변호사는 28일 오전부터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오전 11시40분쯤 딸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의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각계 인사들이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노태우 정부 당시 외무부 미주국 국장, 외무장관 특별보좌관을 지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조문객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외교 지평을 아주 대폭으로 확대하셨다”며 외교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묻는 질문에 “잘못한 일에 대해 용서를 비셨다는 점에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민주화 과정에 노태우 대통령께서 큰 족적을 남기셨다고 생각한다. 국가장 결정은 합당한 예우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 반기문 전 UN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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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노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정부에서 민주정부로 이행할 때 그 과도기적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수행하셨다”며 “남북관계, 소련·중국과의 외교수립, 올림픽을 치렀고, 인천국제공항과 고속철도 등 아주 많은 업적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묻는 질문에는 “본인도 유언으로 사죄를 했고 자제분이 계속 사죄를 하고 있고 용서를 구한다고 하셨으니까 그것은 국민과 역사가 판단하고 평가해주시지 않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역시 이날 조의를 표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더불어 정치발전을 위해, 민주화를 이행시키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처음에는 실수가 있었지만, 나중에 주택정책이나 외교정책 등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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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로피스 주한 브라질대사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 각국 외교계 인사들도 차례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중한 수교를 결단하셨고, 그 업적은 양국 국민들에게 의의를 갖고 있다”며 “(고인이) 중국과 수교하는데에 큰 결단을 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다만, 신 회장은 취재진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밖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이채익·태영호·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서승환 연세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 등이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장법에 근거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국가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제13대 대통령을 역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해 역사적 과오가 있으나,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했으며 형 선고 이후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오는 30일까지 5일간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