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유학생 서울살이 편해진다…충남북도 잇따라 기숙사 건립

by박진환 기자
2016.09.07 11:53:03

충남도, 서울 구로구에 300명 수용 규모의 충남학사 건립
2018년 개원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 250억원 투입
충북도, 2009년 영등포구에 충북학사 건립... 318명 수용
학생, 학부모 폭발적인 호응... 제2 충북학사 건립 추진
반면 대전시는 재원부족 등을 이유로 기숙사 건립 외면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유학 중인 충청권 학생들의 팍팍한 서울살이가 좀 더 나아질 전망이다. 충북도와 충남도가 잇따라 서울지역에 기숙사를 추가 건립하거나 신설에 나섰다. 서울에 유학 중인 지방 학생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숙식 문제를 든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가 10곳의 원룸 월세 평균은 48만원이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다방이 최근 매물 4만건 가운데 주요 대학가 주변 33㎡ 이하 원룸을 대상으로 분석한 가격이다. 주거비로만 연간 600여만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5일 충남도와 충북도, 대전시 등에 따르면 현재 충청권 지자체 중 유일하게 서울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도는 제2 기숙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1992년부터 충북학사를 운영했던 충북도는 2009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총사업비 395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2587㎡, 지하1층·지상10층 규모의 학사를 새롭게 건립, 이전했다.

충북학사에서는 356명의 지역학생들을 수용하고 있으며, 매월 20만원에 하루 세끼를 모두 제공한다.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해 기숙사 입소를 배정하고 있으며, 양질의 숙식을 제공해 지역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제2 충북학사를 건립키로 하고,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충남도는 서울 충남학사 건립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서울 충남학사 건립 부지 8필지 중 협의취득이 필요한 4필지에 대한 매매 및 등기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충남학사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 일원에 지상 10층·지하 1층, 남·여 대학생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52실 규모다. 토지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합해 모두 250억원이 투입된다. 충남도는 난제였던 부지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2018년 개원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용찬 충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서울 충남학사는 도민들의 오랜 요구사항이다. 이번에 가장 큰 난제인 부지를 해결한 만큼 건립작업을 본격화할 것”라며 서울 충남학사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도민 자녀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제공, 지역 인재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전시는 수년전 대전학사 건립이 잠시 논의된 바 있지만 재원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대전시는 서울 기숙사 설립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어서 재추진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서울에 지역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 사업은 재원이 수백억원 이상 들어가는 반면 수용 학생은 적어 실효성 논란 끝에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대안으로 재경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진행키로 하고, 내년부터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에서는 대전시가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며 교육복지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지역의 교육계 인사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학생들이 고시텔이나 쪽방촌을 전전하고 있는 현실과 타 지역 학생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대전학사 건립 문제가 논의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충북학사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총사업비 395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2587㎡, 지하1층·지상10층 규모로 2009년 새롭게 건립됐으며, 현재 356명의 학생을 수용 중이다. 사진은 충북학사 전경.
사진=충북도 제공